경제위기의 시대, 펀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위기의 시대, 펀드 어떻게 해야 하나?
  • 참여와혁신
  • 승인 2008.11.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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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성향 따라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 뚝심 있는 투자

이용근 포도재무설계
광주지점 개인재무상담사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주가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연기금의 누적손실이 사상 최대치라는 등 듣기도 섬뜩한 소리들로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내 펀드가 마냥 불안하기만 하고 펀드에 대한 막연한 혐오감마저 들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적인 부분부터 되짚어 점검하고 투자 원칙을 세워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놈의 펀드(FUND)가 뭐길래?

‘투자’에 개인들은 좀처럼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다. 전문지식이 있어야 하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며, 항상 관련 정보에 노출되어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엄청난 액수가 필요 할 때도 있다.

이런 어려운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를 목적으로 모집한 자금을 펀드(FUND)라고 한다. 이 자금은 전문투자자를 통해 ‘간접투자’되는데 이 자금의 투자처에 따라 주식형펀드, 채권형 펀드, 선박펀드, 물 펀드, 부동산펀드 등 다양한 이름이 붙게 된다.

이중 우리나라 간접투자 자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만큼 가장 많은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주식형펀드의 시작부터 환매까지 짚어보도록 하자.

펀드 가입하는데 있어서 제대로 된 시작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의미한다. 바꿔 말해 잘못 가입한 펀드는 그만큼 승산이 낮다는 얘기기도 하다. 펀드는 간접투자상품으로 실적배당 상품이다. 수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다. 그런데도 펀드를 유행 따라 예금이나 적금처럼 쉽게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펀드 가입하기 전에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목적과 기간 그리고 본인의 투자 성향이다. 주식형펀드와 같은 실적배당 상품은 중간에 어떤 험난한 길을 거쳐 왔든지 관계없이 바로 환매하는 시점에서 수익이든 손실이든 실현된다.

애초에 투자에 대한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이 배제된 투자였다면 상승장에서건 하락장에서건 항상 환매의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본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자산의 많은 비중을 투자한 사람은 각종 언론의 뉴스에 항상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는 일상생활에서의 업무 효율도 떨어지고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 투자 전에 반드시 자금의 목적과 기간을 정하고 손실을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투자해야만 ‘뚝심 있는 투자’로 성공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어떤 펀드를 선택할까?

간접투자의 승패는 분산투자를 통한 자산배분에 달려있다. 투자시기의 분산(적립식투자), 투자대상의 분산(펀드 포트폴리오)을 통해 투자위험을 줄이고 수익률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주식형펀드는 투자대상에 따라 크게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시가총액에 따라 대형주-중형주-성장주로 구분할 수 있고, 이를 또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따져 가치형-혼합형-성장형 등 9개의 스타일로 구분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선택을 해야만 분산투자의 의미가 있다. 아무리 수익률 좋고 인기 있다고 해도 대형성장주 펀드 10개를 가지고 있어봐야 전혀 분산투자가 되지 않는다.

해외펀드는 대부분 현지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를 우리나라 운용사에서 다시 선택하는 ‘재간접펀드’의 형태로 운용된다. 국내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에 대한 정보나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다소 위험도가 높다. 그러나 국내펀드와 함께 조합할 경우 자산분산의 효과가 있고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다.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적절한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단, 해외펀드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해외펀드의 변동성(위험도)순으로 나열하면 국가형(중국, 인도, 일본 등)>섹터형(원자재, 곡물, 파이낸셜)>지역형(아시아, 동유럽, 브릭스 등)>글로벌형 순이다.

http://www.fundzone.co.kr, http://www.funddoctor.co.kr 등의 펀드분석 사이트를 통해 펀드의 스타일이나 유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펀드는 은행과 증권사 등의 판매사를 통해 가입할 있다. 은행이 지점이 훨씬 많아 접근성의 용이함은 있지만, 은행보다는 증권사를 방문하는 것이 펀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은행에서는 펀드 외에도 예/적금, 대출, 카드, 외환, 방카슈랑스 등을 취급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 고객에게 펀드와 관련해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다. 증권사에 가면 좀 더 차분하게 투자처에 대한 정보와 수수료, 환매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또 다른 가입방법으로 증권사와 계약한 간접투자증권 취득권유인을 통해 가입할 수도 있다. 좋은 취득권유인을 만나면 보다 치밀하게 투자자의 전반적인 사정을 고려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할 수 있다. 실제로 펀드투자가 보편화 되어있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뮤츄얼펀드의 절반 정도가 개인재무상담사를 통해 판매된다.

손실이 났는데도 환매수수료가 발생한다고?

환매수수료가 있는 상품의 경우 중도환매를 하게 되면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환매수수료는 환매일로부터 환매제한기간 사이에 발생한 수익금에 대해 부과가 된다. 예를 들어, 환매수수료가 ‘90일 미만 이익금의 70%’인 펀드를 1년 계약으로 1월에 가입했다가 11월말에 부득이하게 환매를 하게 된다면 최근 90일 안에 불입한 금액의 수익, 즉 9~11월에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만 환매수수료가 발생한다. 1~8월에 불입한 금액은 90일이 넘었으므로 수익이 났더라도 환매수수료 부과대상이 아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하더라도 최근 3개월 동안 상승장이면 환매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전체수익률이 플러스였어도 최근 3개월 계속 하락장이라면 환매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3시 이전에 환매신청을 하면 2영업일 기준가격으로 4영업일에 환매대금을 수령할 수 있고, 해외펀드의 경우 5시 이전에 환매신청을 하면 4영업일 기준가격으로 6~10영업일에 환매대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기준 시각이 넘어갈 경우 하루가 더 늦어지고, ‘영업일’ 기준이므로 실제로 주말이나 공휴일이 낀 경우 환매대금을 수령하기까지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가 있으므로 긴급한 목적으로 환매할 때 꼭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과거 시중의 모 유명한 펀드가 한참 인기를 끌 무렵 6년간 수익률이 600%를 상회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600%가 넘는 수익을 고스란히 맛본 사람이 불과 10명도 채 안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에 환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던 것이다.

경제가 불안하고 각 금융사의 전문가들이 시장전망에 대한 견해를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들이 내놓은 전망이 제대로 들어맞은 적은 실제로 많지 않다. 말 그대로 ‘견해’일 뿐이다. 일단 원칙을 정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를 시작했으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의 마음가짐으로 정상에 도달하기까지 몇몇 장애물쯤은 뛰어넘을 수 있는 대범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