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추천 방심위원 하마평에 “정치 지망생, 언론장악 부역자들”
여야 추천 방심위원 하마평에 “정치 지망생, 언론장악 부역자들”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01.11 20:36
  • 수정 2021.01.11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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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방심위원 후보추천 절차를 중단하고 즉시 재공모를 실시해야”
여, 박근혜 정권 시절 KBS 보도본부장, 김재철 사장 시절 MBC 보도국장 등 추천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페이스북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페이스북

여야가 추천한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 후보자를 두고 “자격미달”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오정훈)은 11일 “5기 방심위원 하마평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고 “방심위원 자리를 정치 지망생들의 놀이터로 삼으려는 야당은 물론, 과거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부역자들을 추천하겠다는 여당 역시 과연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총 9명으로 구성된 방심위는 정부‧여당에서 6명, 야당에서 3명을 추천한다. 이 때문에 현행 방심위 위원 추천 구조는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다.

국민의힘 추천한 인사는 이상휘 세명대 교수,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등이다. 

이상휘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2016년에는 새누리당 원외대변인을 맡았다. 19대, 20대 총선에 출마해서 각각 공천과 본선에서 탈락했다.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은 민주자유당 당직자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21대 총선에서 마포구 갑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상근특별보좌역을 맡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현직 황성욱 상임위원과 함께 이들 정치 지망생 3총사가 방심위원 직에 임명된다면 오로지 추천권자인 국민의힘에 충성하는 심의에 임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10월 선출된 황성욱 방심위 상임위원은 KBS 시청자위원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변호사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는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 강선규 전 KBS비즈니스 사장 등이다. 

이장석 전 사장은 2010년 김재철 사장 시절 MBC 보도국장을 지냈다. 2010년 3월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에 따라 인사, 프로그램 폐지, 노조 탄압에 협조해왔다는 비판을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강선규 전 사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KBS 보도본부장과 KBS비즈니스 사장을 지냈다. 2017년 언론노조가 발표한 ‘언론장악 부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기도하다. 언론노조는 “이완구 총리후보자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해설기사를 직접 수정하고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보도에 개입했던 그에게 방심위원으로서 방송 공공성 보장을 위해 어떠한 역할도 기대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추천이라는 풍문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문재인 정부 최악의 인사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게 방심위원 후보추천 절차를 중단하고 즉시 재공모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행 추천구조를 유지하는 한 과거로부터 이어진 정치심의, 편파심의 논란은 해소될 수 없다”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치권의 하마평이 아닌, 유능한 인재를 공정하게 심사해 추천하는 공당의 책임 있는 모습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4기 방심위 위원의 임기는 이달 29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