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경험도 많아져...비정규직, 여성, 저임금, 비사무직일수록 경험 높아"
“최저임금 70% 수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하는 비정규직 구조 계획 필요”
직장갑질119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10명 중 4명은 지난해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4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4월 첫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6월, 9월, 12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직장인 1,000 명을 대상으로 했다.
4차례의 설문조사로 코로나19가 노동시장과 직장인의 노동생활에 미친 충격 추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4차 설문조사에서 2020년 1월 이후 실직경험을 묻는 질문에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정규직은 36.8%로 1차 설문조사의 8.5%에 비해 4.3배나 가파르게 높아졌다.
반면 정규직은 1차 설문조사에 같은 질문에 3.5%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4차 설문조사에서 1.2배 증가한 4.2%가 같은 응답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의 충격이 비정규직에게 월등히 심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감인 ‘코로나블루’를 경험한 직장인도 점점 많아졌다. 코로나19로 불안감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1차 조사 25.9%에서 4차 조사 51.0%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우울감이 심각하다는 응답도 1차 조사 12.6%에서 4차 조사 25.7%로 2배 가량 높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안감과 우울감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비정규직, 여성, 저임금, 비사무직 등일수록 높았다.
4차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의 보호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월 이후 실직을 경험한 응답자 중 77.3%가 실업급여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2020년 1월 이후 비자발적 휴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법정 휴업수당 지급 여부를 물어본 결과 받지 못했다가 59.3%였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직장 내 부당한 경험은 ‘밀집된 공간의 노동’, ‘업무량 증가 또는 노동강도 강화’, ‘연차휴가 사용 강요’ 순으로 많았다. 코로나 종식 이후 직장생활 변화를 예상하는 질문에는 ‘회식 혹은 사내 행사 재개 및 증가’, ‘업무량 및 업무시간 증가’, ‘업무 효율성 증가’ 순으로 높은 응답률이 나왔다.
16일 설문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정부여당과 정책 결정자들에게 묻는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민이 아닌지? 최저임금의 70%라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신속히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