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질문 : 주식시장, 어떻게 보시나요?
[언박싱] 이 주의 질문 : 주식시장, 어떻게 보시나요?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1.01.30 00:00
  • 수정 2021.01.30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피 #코스닥 #주식시장 #동학개미 #공매도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2021년이 밝은 후 주식시장, 일부 전문가들이 코스피 3,000선은 넘기기 어렵다고 예상했던 게 불과 1달 전 일입니다만, 코스피는 예상 외로 3200선까지 갔고, 코스닥은 1,000선을 돌파했습니다. 각종 매체에서는 동학개미를 예찬하며 주식시장 호황을 예견하는 의견들이 쏟아지면서, 종목토론방에는 찬티(낙관적 전망만 하는 투자자 지칭)들의 흡사 파티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는 옛말이 있듯, 현재의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파악과 다양한 견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주식시장을 과열로 판단하고 금지됐던 공매도를 허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히자 개인투자자들은 한 목소리로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죠. 이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두 분에게 “우리나라 주식시장, 어떻게 보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 경제용어 TIP : 공매도?
 상품을 산 이후 소유가 돼야만 그 상품에 대한 판매 권한이 주어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공매도는 이러한 순서를 역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팔고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실현하는 매도 방식을 말합니다. 공매도는 현재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에게만 허용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와의 차이를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공매도와 관련된 대표적인 국내 금융 사고로는 ‘우풍상호신용금고의 성도이엔지 공매도 사건’이 있습니다.  

Q. 우리나라 주식시장, 어떻게 보시나요?

이동기 사무금융노조·연맹 금융정책위원회 위원장

A.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극복 명목으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습니다. 돈이 많이 풀린다는 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소비가 침체되다보니 현금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여기에 영끌 이야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이건 포머증후군이라고 해서 나만 수익을 못 얻고 있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을 볼 때는 기본적으로 펀더멘탈(거시경제지표)과 심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펀더멘탈이 좋아지진 않았습니다. 지금의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을 통한 공격과 수비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공매도를 금지시켜놔서 다 떠나있는 상황입니다. 전형적으로 비이성적 과열현상입니다. 공급이 막힌 상황에서 매도를 손쉽게 할 수 없는 개미투자자들이 투자하다보니 과열현상이 일어나게 된 겁니다.

“파티가 무르익었을 때 펀치볼을 치워라”

통화정책 격언 중 하난데요, 파티가 너무 무르익어서 게스트들이 취해버리면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파티를 연 주인은 펀치볼을 치워야 하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현실로 보면 금융당국의 역할이겠죠.

문제는 정치권이 정쟁화시킨다는 점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의 정책실패를, 주식시장에서 만회하려고 선거쟁점화 해서 공매도 허용을 미루고 있습니다. 공매도 허용으로 과열화된 시장을 헷지(hedge)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요즘 영끌이나 빚투 얘기 나오는데요, 지금 모래 위에 지은 성과 같다고 봐야 합니다. 증권사들도 사실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로 실적이 안 좋아야 하는 게 정상인데, 개미투자자들이 다들 확증 편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주가가 한 번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무너집니다. 빚으로 쌓은 도미노는 더욱 위험하고요.

펀치볼을 너무 늦게 치웠습니다. 위험에 있어서 일촉즉발 상황이니 정치쟁점화를 중단하고 거품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낙폭을 줄이도록 정부에서 나서야 합니다. 닷컴버블처럼 거품이 꺼지면 개미투자자들 정말 곡소리 날지도 모릅니다.

사모펀드 사태와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증권사에서도 개미투자자들에 대한 대출을 자제시키고, 꾸준히 매도 추천도 해야 합니다.

꼭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면, 빚내지 않는 걸 전제로 한국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전까지는 우량주에 장기로 넣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박효일 금융노조 코스콤(한국증권전산)지부 위원장

A. 여러 경제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으는 것은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는 시점에서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실물자산에 투자해야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학습효과로 증명되었고 그 결과 대표적인 자산인 주식시장에 몰린 겁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공매도 제한이라는 또 하나의 호재가 겹쳤습니다. 공매도 제한은 심리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강제로 가격을 낮추는 세력이 없다’는 사실로 용기를 주고 있는 듯합니다. 주식시장은 현재 가치보다 확인되지 않은 미래 가치, 심리적 부분이 더 많은 영향을 주는 시장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확실히 종식될 것이라는 믿음이 반영됩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투자금을 주식시장에 붙들어 두는 요인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장의 미래는 어찌 될까요? 분명히 한 번의 조정은 오리라 봅니다. 공매도 재개나, 외국인들의 이탈 등의 심리적 악재로 개미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산재해 있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주식시장 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그 조정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가 인정되기 시작하면 기존에 IT 위주의 주가 부양이 여행, 서비스업 중심의 부양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매도에 대해 말씀드리면 개미투자자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칼입니다. 즉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들이 두 개의 칼로 싸운다고 했을 때 개인들은 한 개의 칼로 싸우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그렇기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현 시점에서 공매도의 재개는 개미투자자들에게 분명히 악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규모를 보면 현 주가지수가 결코 고평가 되었다고는 볼 수 없지만, 단기간에 많이 오른 것은 사실입니다. 단기간 올랐다는 걸 다시 말하면 단기간에 내릴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개미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면서 공매도 허용을 해야 합니다.

+ 공매도와 관련해서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단 한 주라도 불법을 저지르면 투자사가 망하고 실형을 산다’라는 경고메시지를 통해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법에 대한 경각심을 세우고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법행위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합니다. 나아가서는 지금처럼 결제 불이행이 나와야만 불법공매도를 의심하기보다는 불법공매도의 정확한 기준과 차입공매도 시 차입여부 방법 및 시점을 정확히 하는 부분을 의무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