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성 암’ 노동자들, 2차 집단 산업재해 신청
‘직업성 암’ 노동자들, 2차 집단 산업재해 신청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2.02 17:55
  • 수정 2021.02.02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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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포스코 노동자 10명에 이어 11명 추가 신청
“숨은 직업성 암 환자 더 있을 것… 전수조사 들어가야”
2일 오후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주얼리분회,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직업성 암 2차 집단 산업재해 신청과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
2일 오후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주얼리분회,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직업성 암 2차 집단 산업재해 신청과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

‘직업성 암’ 피해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포스코 노동자들의 집단 산업재해 신청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은 작업 중 노출되는 발암물질로 인해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국 직업성 암 환자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2일 오후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주얼리분회,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직업성 암 2차 집단 산업재해 신청과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는 포스코 코크스 공정, 냉연부 등에서 일한 뒤 폐암, 폐섬유증, 루게릭병을 얻은 포스코 노동자 8명과 포스코 현장에서 일한 건설플랜트 노동자 1명(세포림프종), 하청노동자 1명(방광암)에 대한 산업재해를 신청한 바 있는데, 이번 2차 신청에는 11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다.

자료=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

앞선 1차 신청에 이어 포스코에서 또 신청자가 나왔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까지 포함해 4명이다.

같은 고등학교에서 다양한 발암물질을 포함한 초미세입자가 방출되는 3D프린터 프린팅 작업을 2~5년 동안 담당했던 교사 3명도 육종암에 걸려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40년간 전신주 설치·제거 작업을 하다 폐암 판정을 받고 사망한 노동자 1명과 고압전류 활선사선 작업을 각각 24년, 30년 하다 뇌암, 백혈병 진단을 받은 노동자 2명, 유리규산 등 발암물질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보석 세공 작업을 35년 해오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 1명도 2차 신청자다.

직업성 암은 직업 활동과 관련해 또는 직업 활동으로 인해 생긴 암을 말한다. 노동자가 업무와 관련해 질병을 얻으면 산업재해 보상을 받는 것처럼 업무와 관련해 암이 발병했다고 증명하면 직업성 암으로 인정돼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직업성 암 환자가 너무 적다”는 게 이날 기자회견의 목소리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매년 업무상 사고와 직업 관련성 질병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는데, 2017년 발표에 따르면 직업 관련성 질병으로 사망한 240만 명 중 26%가 직업성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체 암 환자의 4% 정도를 직업성 암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 전체 암 환자 24만 명에 적용하면 직업성 암 환자가 9,600명가량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에도 불구하고 매년 우리나라에서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는 환자는 240여 명으로, 연간 신규 암 환자의 0.1%에 불과하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는 우리 주변 일터에 숨은 직업성 암 환자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국 발암물질 취급사업장, 주요 업종에서 발병한 직업성 암 환자를 찾기 위한 사업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