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커머셜노조, “교섭해태 끝판왕 정태영이 책임져라”
현대커머셜노조, “교섭해태 끝판왕 정태영이 책임져라”
  • 박석모 기자
  • 승인 2021.02.03 15:21
  • 수정 2021.02.03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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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간 실무교섭만 11번 … 권한 없이 ‘수용 불가’만 반복
조정위원마저 “교섭하겠다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다”
사무금융노조 현대커머셜지부(지부장 문상수)가 3일 오전 11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사무금융노조 현대커머셜지부(지부장 문상수)가 3일 오전 11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사무금융노조 현대커머셜지부(지부장 문상수, 이하 현대커머셜노조)가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비판하며 현대커머셜과 정태영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현대커머셜노조는 3일 11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고소장을 제출했다.

현대커머셜노조는 지난해 2월 14일 설립된 노조로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 노조다. 현대커머셜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상견례 이후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수용 불가’만을 반복하며 교섭을 지연하고 있다. 상견례 이후 지난해 12월 22일까지 거의 7개월이 지나는 동안 고작 11번의 교섭만이 열렸으며, 그마저도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실무자들만 나오는 실무교섭이었다. 현대커머셜노조는 지난 1월 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으며, 대다수 조합원들이 근무하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 이관됐다.

현대커머셜노조는 “(사측이)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선전전, 청와대 1인 시위, 대표교섭 요구도 모두 무시했다”며 “임금협상은 논의조차 하지 않으려 했고, 결국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통한 조정절차에서도 기존 쟁점사항을 무시하며 임원도 아닌 부장급 인사가 조정회의에 나와 원점에서 교섭을 시작하는 듯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현대커머셜노조는 “조정위원들마저 ‘사용자측이 교섭을 하겠다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언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서울지노위에서 열린 2차 조정회의에는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밝힌 경영관리실장(부장급)이 참석했다. 조정위원들은 주 1회 교섭, 2주에 한 번 대표교섭, 교섭시간 유급 인정 등 교섭준칙을 제시하며 성실교섭을 제안했으나, 경영관리실장은 “정해놓고 교섭에 나갈 수는 없다. 필요하면 나가겠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결국 서울지노위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문상수 현대커머셜지부 지부장(사진 오른쪽)이 고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문상수 현대커머셜지부 지부장(사진 오른쪽)이 고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문상수 지부장은 “노조와 회사가 서로 화합하고 좋은 길을 찾길 바란다”면서 “지금이라도 노조를 인정하고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교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사측 관계자는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수차례 교섭이 진행되고 있고 회사는 성실교섭의 의무를 다했다”면서 “노조가 교섭해태를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중 현대커머셜 외에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에도 노조가 설립되어 교섭을 진행 중이다. 이들 3사의 대표이사는 정태영으로 동일인이다. 그러나 2019년 9월에 설립된 현대캐피탈지부는 물론 현대커머셜노조와 같은 날 설립된 현대카드지부 역시 아직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커머셜노조는 “무단협의 가시밭길은 철저하게 사측의 교섭해태로 인한 것”이라며 “실질적 결정권이 없는 자들을 교섭에 내보내 ‘수용 불가’만 반복하게 만들고, 교섭을 하는 척 하면서 성실한 교섭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의 실질적 책임자는 정태영 대표이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