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강행에 롯데마트노조 “절망퇴직 즉각 철회하라”
희망퇴직 강행에 롯데마트노조 “절망퇴직 즉각 철회하라”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1.02.24 18:01
  • 수정 2021.02.24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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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대상은 전 직급
롯데마트노조 “투쟁·시위 이어갈 것”··· ‘희망퇴직 부당행위 신고처’도 운영
2월 24일 롯데마트노조가 본사 앞에서 희망퇴직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롯데마트노조

롯데마트가 사상 첫 희망퇴직을 시행하겠다고 나서자 한국노총 관광·서비스노련 롯데마트노동조합(위원장 최석주, 이하 롯데마트노조)이 “희망퇴직을 가장한 퇴직유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롯데마트는 24일 사내 통신망을 통해 희망퇴직 시행계획을 알렸다. 전체직원 약 4,300명 중 직급연차 1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사원을 포함한 정직원 전 직급이 모두 희망퇴직 대상자에 들어간 것이다. 롯데마트의 희망퇴직 실시는 창사 23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롯데마트노조는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롯데마트는 위기극복을 위한 고민보다 현 경영위기에 대한 돌파구가 없다고 단언하고 직원들을 퇴직으로 내몰고 있다”며 “코로나19 고용절벽 위기에서 직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절망퇴직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 대상인원은 900여 명 이상으로 가늠된다.

롯데마트노조는 이번 희망퇴직 강행이 직원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처사라 비판했다. 그간 롯데마트 직원들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고통분담을 해 왔다. 2020년 무급휴직을 실시했고, 휴가비·연말선물 등 복리비 반환에 과반수가 동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롯데마트가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는 집중하지 않았고, 경영이 어려워지자 인원부터 감축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롯데마트노조는 “동종업계가 온라인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다양한 생존전략을 강구하는 동안에도 롯데마트는 바이러스 탓만 하며 미래먹거리 발굴에는 실패했다”며 “우리 조합원들이 비상식에 가까운 희생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던 이유는 그 모든 희생의 대전제가 전 직원 고용안정에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롯데마트가 지금 일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희망퇴직은 그간 직원들의 희생을 모두 무력화하는 행위다. (희망퇴직을) 강행할 시 향후 노사관계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극단의 관계로 접어드는 불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롯데마트노조는 향후 희망퇴직을 거부하는 시위와 더불어 관리자면담 등 퇴직을 종용하는 사례를 감시해나갈 계획이다. 노동조합 내 ‘희망퇴직 부당행위 신고처’를 마련해 이 같은 내용을 살핀다.

한편, 이와 관련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3년간 6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났다. 코로나19 이슈도 겹치면서 부득이하게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 희망퇴직으로 인해 빠진 인원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신규인력을 채용해 젊은 조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근로환경이나 인력충원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노동조합과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희망퇴직의 강제성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 100% 자유 의지”라고 단언했다. 롯데마트는 20년 이상 근속 직원에 대해서는 27개월분, 10년 이상 20년 미만 직원에 대해서는 24개월분, 10년 미만 직원에 대해서는 20개월분의 기본급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