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자회사, 근무평가 도입·이익금으로 몸살
남부발전 자회사, 근무평가 도입·이익금으로 몸살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1.03.05 23:01
  • 수정 2021.03.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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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노조 코스포서비스지부, “방만 경영에 직무특성 고려 않는 근무평가 도입 시도”
코스포서비스, “합리적 인사제도 구축과 안정적인 기업 경영 위한 선택”
2월 25일, 공공노련 공공산업희망노조가 한국남부발전 본사 앞에서 포스코서비스의 방만경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공공산업희망노조
2월 25일, 공공노련 공공산업희망노조가 한국남부발전 본사 앞에서 포스코서비스의 방만경영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 공공산업희망노조

한국남부발전의 청소·경비·소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2018년 11월 설립된 코스포서비스㈜가 근무평가 도입과 이익금 발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방만한 경영으로 이익금을 남기고 직무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근무평가를 도입한다는 노조의 주장과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이익금 적립과 합리적인 인사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근무평가를 도입한다는 사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공공노련 공공산업희망노동조합(위원장 정태호, 이하 희망노조)은 “코스포서비스㈜에서 방만한 경영이 포착됐다”며 “2년 동안 3억 원의 이익금을 남겼는데, 이 과정에서 노무비를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희망노조는 “이렇게 남긴 이익금으로 자본금을 증액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다”며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할 노무비로 이익금을 남기면서 코스포서비스㈜는 발전5개사 자회사 중 가장 낮은 처우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망노조 코스포서비스지부(지부장 조판용)는 ▲간담회비 4,000만 원 ▲소방직 휴일수당 9,000만 원 ▲임금협상 후 남은 재원 6,000만 원 등 코스포서비스㈜가 2020년에만 1억 원이 넘는 이익금을 남겼으며, 2019년에 남긴 이익금 1억 3,000만 원을 합해 2년 동안 3억 원의 이익금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간담회비는 코스포서비스㈜가 매월 한 사람당 2만 원씩 팀 단위에 지급하는 예산으로 팀별 소통 증진을 통한 업무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돈이다. 코스포서비스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간담회비 사용이 어려워지자 코스포서비스㈜가 연말에 개별 정산을 통해 간담회비를 환급해주겠다고 했지만 간담회비가 환급되지 않았다.

희망노조와 코스포서비스지부는 “기존의 용역업체가 가져가던 이윤을 모두 비정규직 당사자에게 지급해 처우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어긋나는 행위를 공공기관 자회사인 코스포서비스㈜가 버젓이 하고 있다”며 “아직도 용역회사를 운영하듯이 자회사를 운영한다”고 비판했다.

또, “코스포서비스㈜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평가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단순노무직 위주인 코스포서비스㈜에서 근무평가를 도입한다는 건 직무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포서비스지부에 따르면, 근무평가는 총 5단계로 구분되며 가장 상위인 S등급은 코스포서비스㈜ 전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50명만 받을 수 있다.

희망노조와 코스포서비스지부는 “근무평가 등급에 따른 임금 차등 지급을 코스포서비스㈜가 시도하고 있지만, 노조가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쟁의조정 신청 등 각종 법적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스포서비스㈜의 입장은 다르다. 이성선 코스포서비스㈜ 대표이사는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이익금 적립과 근무평가 도입에 대한 문제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성선 대표는 “이익금을 적립하는 이유는 추후 직무등급이 올라가 지출해야 할 인건비가 많아질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라며 “자본금을 증액하기 위해 이익금을 적립하는 게 절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회사로 전환하기 전 임금을 토대로 급여가 책정됐기 때문에 발전5개사 자회사에 비해 근로자들의 급여가 적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기준이 되는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며 “코스포서비스㈜의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익금으로 적립된 재원에 대해서는 “간담회비는 근로자 개인에게 급여처럼 지급하는 게 아닌, 팀별로 지급하는 것이기에 급여성 복지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소방직 휴일수당을 이익금으로 적립한 것에 대해 법적으로 소방직에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에는 “이미 소방직에는 타사보다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며 “법적 수당 등을 따지면 미화직과 경비직은 시중노임단가만을 적용해 지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근무평가 도입에 대해 이성선 대표는 “노조에 공문을 보냈는데, 노조에서 반대하지 않아 근무평가를 도입한 것이고 근로자들의 반대가 심해 현재는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조에 함께 근무평가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한 상태”라며 “근무평가는 추후 직무등급 승급과 팀장 인선, 고품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