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조끼 입은 마네킹 100개, 하나금융에 무슨 일이?
투쟁조끼 입은 마네킹 100개, 하나금융에 무슨 일이?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1.03.12 16:24
  • 수정 2021.03.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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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지부, 12일 김정태 회장 4연임 반대 퍼포먼스 벌여
‘임단협·사모펀드 등 문제 해결, 금융지주 지배구조 혁신에 달렸다’
12일 정오 하나금융그룹 앞에서 열린 '2020 임단투 승리 및 지주회장 4연임 반대 결의대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12일 정오 하나금융그룹 앞에서 열린 ‘2020 임단투 승리 및 지주회장 4연임 반대 결의대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위원장 최호걸, 이하 노조)가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의 4연임 반대에 나섰다. 이날 서울 을지로 소재 하나금융그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KEB하나은행지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9인 이상 집합금지를 고려해 투쟁조끼를 입은 마네킹 100개를 세웠다.

현재 KEB하나은행 노사는 2020년 임단협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27일 지부보충교섭을 가진 데 이어 올해 1월 20일부터 2월 18일까지 19번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 노조는 매년 겪는 임단협 파행과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인한 하나은행의 소비자 신뢰 하락이 근본적으로 금융지주 지배구조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지적해온 바 있다.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금융회사의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증권이나 보험 등의 업종 겸업화를 통해 대내외적 경쟁력을 확보해 금융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 제도는 계열사 사안에 대해 계열사 사장보다 지주회사 회장의 의사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최호걸 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은 조직안정과 위기극복을 위해 4연임을 한다지만, (조직안정과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인적 청산부터 진행돼야 한다. 인사권을 쥐고 충성직원 만들기보다는 혁신 방안부터 내놓아야 한다”면서 “은행마다 지주사가 개입해 파행으로 몰고 가는 지배구조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호걸 위원장은 “생계형 거수기 인사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면 이사회가 바른 처사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양대 금융노조(금융노조·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양대 금융노조는 KEB하나은행지부의 지배구조 혁신 투쟁을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표 투쟁으로 보고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포스코에서 노동자 10여 명이 사망했는데도 국민연금은 포스코 주총에서 회장 3연임 안건에 중립의견을 표했다. 반대표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해불가하다. (3월 중 예정된) 하나금융지주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김정태 회장 4연임에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며 “금융노조는 총파업을 조직해서라도 반드시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본점 앞에 세워진 지배구조 혁신 화환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서울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 앞에 세워진 ‘지배구조 혁신’ ‘4연임 반대’ 화환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