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 세워야”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 세워야”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1.03.16 14:19
  • 수정 2021.03.16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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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채용면접서 인사팀장 “여자라서 군대 안 갔으니 월급 덜 받는 것 어떻게 생각하나” 질문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성차별 발언 동아제약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3월 15일 오전 11시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동아제약은 채용성차별 해소 종합 대책 수립하고 내부 성차별을 점검하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장혜영 의원실 

채용면접에서 성차별 질문을 한 동아제약에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했다. 

동아제약의 채용성차별 논란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불거졌다. 박카스·가그린 등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하는 동아제약은 <네고왕2>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3월 5일 출연해 자사 생리대 제품을 할인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영상에 채용성차별 피해자는 “지난해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을 겪었다”는 댓글을 달았다. 

기업정보 플랫폼인 잡플래닛에도 동아제약이 지난해 11월 면접에서 “여자는 군대에 안 갔으니까 남자보다 월급을 덜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봤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은 다음날인 6일 해당 유튜브 영상 댓글로 사과했다. 최호진 사장은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시 면접 매뉴얼에서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사는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9일에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인사팀장에 대해 정직 3개월과 보직해임 결정을 내렸다.

이에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3월 15일 오전 11시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제약은 채용성차별 해소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내부 성차별을 점검하라”고 밝혔다. “동아제약의 면접이 ‘질문자를 불쾌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채용성차별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는 입장이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여성노동자회·전국여성노동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13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동아제약과 고용노동부에 공개의견서를 발송하고 ▲면접과정에서 채용성차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 ▲채용성차별 관행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배치·승진 등 사업장 내부의 전반적인 고용성차별에 대해 점검할 것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사건에 대해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피해자는 입장문을 통해 “동아제약이 자행한 것이 성차별이 아니면, 이 세상의 대체 무엇이 성차별이냐. 해당 질문이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킨 질문이 아니라 명백한 성차별 질문임을 인정하라”며 “여성의 돈은 필요하지만 성차별은 하고 싶다는 동아제약은 잘못을 인정하고 여성들에게 진정성 있게 똑바로 사과하라”고 꼬집었다.

홍시내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사무처장도 “당시 면접관은 일개 면접관이 아닌, 동아제약의 인사 전반을 아우르는 인사팀장이었다. 단지 면접관 개인의 일탈행위로 볼 수 없다”며 “면접 과정에서의 성차별적 발언은 여전히 법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적 질문에 대해 개선권고사항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차별행위임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실제 채용현장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의 취지가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동아제약 홍보팀 관계자는 16일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어제 공개의견서를 받고 검토 중인 단계다.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