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줄 세우는 성과급제, “비교과교사에게 더 차별적”
교원 줄 세우는 성과급제, “비교과교사에게 더 차별적”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1.04.06 19:16
  • 수정 2021.04.07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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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가중된 업무에도···비교과교사 50%는 B등급
전교조 “차등성과급 균등수당으로 전환 지급해야”
2019년 7월 15일 진행된 ‘위화감 조성! 줄세우기! 공공성 파괴! 성과급 폐지 공무원 교사 공동선언’ 기자회견 ⓒ 전교조

수업 업무를 주로 하지 않는 비교과교사가 성과급 평가에서 차별을 느낀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전희영, 이하 전교조)는 지난 1일과 2일에 걸쳐 진행된 ‘비교과교사 성과급 등급 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 92%는 현 성과급 제도에 대해 “비교과교사에게 차별의 요소가 있다”고 답했다. 온라인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에는 2,513명이 참여했다.

교원성과급은 교원의 근무성적을 평가해 S, A, B등급으로 나눠 차등 지급한다. S등급은 30%, A등급은 50%, B등급은 20%씩 인원배정비율이 정해져 있다. 지난해까지는 A등급 비율이 40%, B등급이 30%였으나 올해 A등급 비율을 높였다.

하지만 수업 외의 업무가 많은 비교과(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의 경우 A등급 비율을 높여도 B등급을 받는 교사가 많았다. 전교조의 설문조사 응답자 중 1,367명(54%)이 2020학년도 성과급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A등급은 910명(36%), S등급은 236명(9%)이였다. 코로나19 업무가 더해지기 전인 2019학년도에서는 1,894명(75%)이 B등급이었다. S등급은 125명(5%)밖에 없었다.

비교과교사가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교육부는 비교과교사의 성과급 평가를 ▲학교 단위에서 교과 교사와 함께 평가 ▲비교과교사 전체를 지급단위에서 분리하고 시·도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통합해 평가하는 방안을 실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비교과교사의 성과급 평가를 교과 교사와 분리해서 평가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13%에 불구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1,965(75%)명의 응답자는 차등성과급 제도를 균등수당으로 전환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교조는 “2020학년도 성과 평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B등급의 인원 배정비율을 30%에서 20%로 낮추었지만, 여전히 보건·영양·사서·상담교사는 B등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차등성과급이 비교과교사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여 상처를 주고 있다. 비교과교사들은 이에 대한 어떠한 대안보다 차등성과급을 균등수당으로 전환하여 지급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과 관련해 교육부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교원정책과에 문의했으나,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실태조사가 진행된지 몰랐다. 먼저 내용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