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발행인 칼럼]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 박송호 발행인
  • 승인 2021.05.06 00:00
  • 수정 2021.05.04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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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송호 참여와혁신 발행인<br>
박송호 참여와혁신 발행인

연일 밀레니얼세대 읽기와 사무연구직의 노동조합 만들기가 화제입니다. 여기에 대해 사람들은 기존의 문화에 대한 반성과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소통방식이 문제라고 이야기도 합니다. 경험 많은 조심스런 분들은 세대의 움직임의 향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까지 지켜보자는 관망론을 펼칩니다.

급속하게 변하는 현실 속에서 밀레니얼세대들의 당차고 당돌한 문제제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당혹스럽습니다. 많은 분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대안을 마련하고자 토론 자리를 갖습니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주의, 이기주의를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밀레니얼세대를 ○○주의로 낙인찍기에는 그렇게 떳떳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밀레니얼세대가 내세우는 경제적 요구는 얻고 싶은 바람이자 불가능한 현실의 좌절입니다. 기성세대가 그랬듯 이런저런 편법과 뻔뻔함으로 축적한 부와 명예를 내세우는 게 아닙니다.

밀레니얼세대는 또 이야기합니다. 책임감과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과와 보상, 지원을 받는 게 아니라 발 빠른 사람이 더 많이 누린다고 말입니다. 신뢰를 생명으로 여기는 금융권과 정치권의 약속위반은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합니다.

여기서 문제를 풀어갈 단초는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입장에서 풀어가는 것입니다. 꼰대가 되는 지름길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변화와 위기를 이야기하는 현실적인 주장이 현재를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갑옷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사회는 사회변화를 수차례 겪었습니다. 정치적 변화뿐만 아니라 경제적 변화의 기억도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로 인해 강력한 재벌개혁의 필요성이 힘을 얻었습니다. 경제민주화의 주장도 있었습니다만, 이는 이후 금융위기가 일어나면서 비로소 현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개혁, 노동이사제 등이 그것입니다.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제도는 구성상 법적요인을 갖추고 현실적으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및 위원회 참석률은 96.7%라고 합니다. 그러나 결의안건의 원안 가결률 또한 97.2%입니다. 의견개진은 0.5%에 그칩니다. 셀프연임이라 비웃을 정도로 이사회 내부의 견제와 통제, 위험관리는 어렵습니다.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점잖은 분들이 도전하기에는 쉽지 않은 문화이기도 합니다.

신뢰는 믿어달라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견제받으려 해야 합니다. 사회적 통제를 기꺼이 인정해야 합니다. 힘을 내놓아야 정당성의 강한 힘이 생깁니다. 전문성과 정보의 독점으로 둘러싸인 권위는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사회적 연대, 포용, 배려라는 가치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더 멀리, 함께 가기 위해 실력과 책임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일상의 믿음’이, 그리고 ‘현실이라는 우리의 삶’이 상식이 되고 규칙이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