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용충격,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커”
“코로나19 고용충격,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1.05.10 17:20
  • 수정 2021.05.10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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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실질GDP 성장률 3.7%p 하락, 고용 46만 명 감소
경제위기 충격, 산업별 양극화 심화... 한시적 초과이익세 고려해야
산업연구원, 코로나 팬데믹 이후 1년의 한국경제 평가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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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98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과 소비에 가장 큰 침체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9일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 팬데믹이 한국경제와 산업에 미친 영향 : 코로나 위기 1년의 중간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연간 실질GDP 성장률이 3.7%p 하락했고, 연간 고용은 약 46만 명이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초 이후부터 1년 동안의 경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다.

민간소비는 7.4%p 떨어졌다. 수출은 4.6%p 하락했다. 수출보다 민간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에 산업별로는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 더 큰 충격이 가해졌을 것이라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민간소비와 고용 충격 기준으로 코로나19 위기가 외환위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형 경기침체이다. 이러한 특성을 보인 것은 코로나19 감염병에 기인한다. 감염병 특성상 대면 서비스 소비에 가장 큰 충격을 미쳤고, 대면 서비스 업종은 고용유발효과가 크기 때문에 고용에도 큰 충격이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충격은 산업별로 양극화된 양상을 보였다. 산업연구원은 “예술스포츠, 숙박음식, 운수 등 대면형 서비스 업종은 전례 없는 수준의 매우 큰 타격을 받은 반면 바이오(의약품), 반도체, 온라인 유통업 등은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성장률이 오히려 올랐다”고 설명했다.

산업별 충격의 양극화는 기업 실적의 양극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로부터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영업 손실도 컸다. 2020년 예술스포츠업 매출은 전년 대비 56% 감소했고, 운수업과 음식숙박 매출도 각각 약 20%, 10%씩 감소했다.

다만 전체 경기는 2020년 2분기 저점을 찍고 완만한 회복 추세라는 분석이다. 큰 반등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위협의 지속과 동절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리는 몇 번의 대유행 때문이다.

완만한 회복에는 제조업이 기여를 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과 수출의 경우 2020년 2분기에 저점을 보인 후 비교적 빠르게 반등해 위기 이전 성장 추세를 회복했다.

6일 발간한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도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코로나19 경제위기의 버팀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의 한계 속에서 제조업의 강한 수출회복력이 경제안정화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또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이 수출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한국의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해서 코로나19 이후 V자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관광산업과 서비스산업의 경우 인적 교류가 많고 대면 산업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 속도가 제조업에 비해 느리다는 이유 때문이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발표한 세계 제조업 경쟁력지수(CIP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세계 3위이다.

산업연구원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회복세에도 민간소비나 서비스, 고용 등은 부진이 심화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이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 2008년 금융위기보다 3배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부양책을 시행 중인 것을 예로 들며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산업연구원은 “업종별 경제위기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특성을 고려해 고통의 분담 내지 사회적 연대 도모의 차원에서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부문에 대한 한시적 ‘초과이익세’ 등의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화의 효능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확인한바, 디지털 기술발전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입장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부각된 기후변화 문제나 생물 다양성 위협 등을 고려한 경제활동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