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구조조정 모자라 ‘단계적 폐지’까지? 씨티은행노조, “결사 항전”
82% 구조조정 모자라 ‘단계적 폐지’까지? 씨티은행노조, “결사 항전”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1.06.08 19:11
  • 수정 2021.06.08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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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산하 38개 지부 모여… ‘밀실·부분 매각 중단하고, 고용안정 보장하라’
진창근 씨티은행지부 위원장, “터전을 지키기 위해 결사 항전”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씨티은행본점 앞에서 열린 '한국씨티은행 생존권 사수 규탄대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씨티은행본점 앞에서 열린 ' 씨티은행지부 생존권 사수를 위한 규탄대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우리가 바라는 건 평생 일해 온 일터에서 계속 일하겠다는 것뿐입니다”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와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위원장 진창근)가 8일 오후 4시 반 서울 중구 소재 씨티은행 본점에서 생존권 사수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규탄대회는 방역 수칙을 지킨 99인 이하로 진행됐으며 금융노조 산하 38개 지부가 합세했다.

한국씨티은행은 현지화 전략 실패에 대한 대안으로 소비자금융을 축소해왔고, 이러한 이유로 2011년 당시 221개였던 점포는 82%가 폐점해 현재 39개가 남은 상황이다. 최근 씨티그룹이 아시아·태평양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철수를 결정한 이후,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카드·커머셜 부분 등을 포괄한 전체매각을 할 것인지 부분매각을 할 것인지 철수 전략을 논의 중에 있었다. 노조는 부분매각이 아닌 전체매각을 주장했고, 지난 5월 9일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소비자금융 전체매각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씨티은행 경영진은 지난 3일 열린 이사회에서 입장을 번복했다. 유명순 은행장은 이사회에서 한국씨티은행의 철수 및 매각 관련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노조에 알렸지만, 이사회가 끝난 뒤 ‘부분매각 후 단계적 폐지’ 내용이 담긴 공지를 노조에 발송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부분매각이 아닌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전체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진창근 씨티은행지부 위원장은 공지를 받은 이후부터 은행장실 앞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 측에서 철야 농성을 막기 위한 용역을 불렀다가 노조의 반발로 철수하는 일도 발생했다.

진창근 위원장은 “(단계적 폐지 결정은) 수십 년 함께한 고객도 팔고, 영업점도 폐쇄하고 남은 직원도 문밖으로 내쫓으며, 나머지 정리 안 된 부위는 쓰레기통에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씨티그룹 본사의 경영실패가 뼈저린 고통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가정과 은행을 동일시하며 살만큼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터전을 지키기 위해 결사 항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최호걸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씨티그룹은 80%가 넘는 영업점을 폐쇄하고 1,000명 노동자를 신규채용도 없이 구조조정하고 내모는 것이 글로벌 투기자본의 본질이다. 그러나 투기자본의 국부유출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은 뒷짐 지고 있다”며 “금융관료들이 과거 론스타 자본에 협조하며 초대형 국부유출에 길을 터주고 대한민국 정부는 소송까지 당했다. 어두운 역사를 이번에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3,500명 노동자의 생존권과 10,000명의 생계가 걸린 문제를 이메일 한 통으로 해고를 통보하듯이 할 수는 없다. 노동자에게 해고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금융노조 38개 지부 10만 금융노동자 연대로 생존권 사수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씨티은행본점 앞에서 열린 '씨티은행지부 생존권 사수를 위한 규탄대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씨티은행본점 앞에서 열린 '씨티은행지부 생존권 사수를 위한 규탄대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