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가 엑셀만 밟았어도? 돌이킬 수 없는 모욕”
“운전기사가 엑셀만 밟았어도? 돌이킬 수 없는 모욕”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06.18 18:59
  • 수정 2021.06.18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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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노련, 송영길 대표 발언에 항의 방문
송영길 대표 “버스노동자들에게 상처를 드린 것은 정말 죄송”
18일 송영길 대표를 항의 방문한 자동차노련 ⓒ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버스노동자들이 국회를 방문해 광주 건물철거 붕괴 참사를 두고 “버스운전기사가 액셀만 밟았어도”라고 발언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18일 오후 국회에 항의 방문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위원장 서종수, 자동차노련)은 송영길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해당 운전기사가 속한 마희종 광주지역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문제의 발언이 당시 차량을 운전하고 있던 운전기사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모욕이라며, 송영길 대표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송영길 대표는 “진위 여부를 떠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버스 운전기사를 모욕했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노동자들에게 상처를 드린 것은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서종수 자동차노련 위원장은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늘 국민들의 안전수송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운수노동자들에게 상처를 준 행위는 두 번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 삼아 국민들의 이동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버스노동자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자동차노련에 따르면, 송영길 대표는 이른 시일 안에 광주를 방문해 사과할 것을 약속했다.

앞서 9일 광주에선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가 벌어졌다. 

송영길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 모두 발언 중 “운전사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엑셀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송영길 대표를 향해 “참사의 책임을 버스 운전기사 개인에게 돌렸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송영길 대표는 17일 저녁 자신의 SNS에 “악의적인 언론 참사”라며 “회의를 취재하던 어떤 기자가 제가 드린 말씀 중 일부를 잘라내서 기사를 송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영길 대표는 "버스정류장이 없었다면, 그래서 버스가 바로 그 시간에 정차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혹시 버스가 사고 현장을 지나더라도, 이상한 조짐이 보였으면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을 거라는 제 심정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했다.

사고 당시 버스운전기사는 광주 대창운수 소속 노동자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후유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항의 방문에는 방성열 광주 대창운수지부 지부장, 마희종 광주버스노조 위원장, 서종수 자동차노련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