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노조 “성추행 피해자 보복당해··· 8월 파업”
KPGA노조 “성추행 피해자 보복당해··· 8월 파업”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7.21 17:57
  • 수정 2021.07.21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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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총파업은 피할 수 없는 길”
KPGA “노조 주장 사실과 달라”
ⓒ 서비스연맹
21일 오전 KPGA지회(지회장 허준)가 8월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서비스연맹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직장 내 성추행 문제를 알린 피해자이자 조합원들에게 보복성 징계와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엔 노사 간 단체교섭까지 결렬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오는 8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KPGA지회(지회장 허준)는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3일 단체교섭이 결국 결렬되면서 노사 간 원만한 대화의 기회도 사라졌다”며 “오는 8월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 최초로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KPGA 노사관계 악화의 중심에는 K부장이 있다. 허준 지회장은 “지난해 사무국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게 된 이유는 직장 내 성추행, 갑질 행위, 각종 비위 등을 저지르는 K부장에 대한 문제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된 사안이 모두 합리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랐지만 협회 경영진은 부실 대응을 했고 오히려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집단적 목소리를 낸 이후에도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피해 조합원 9명은 K부장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지난 4월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6월 피의자의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다. 

KPGA지회는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뒤 경영진이 언론 대응 담당인 피해자에게 책임을 물어 부당한 징계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징계 당사자는 “2개월 대기발령을 받은 당시에는 사유가 언론 부실대응이라고 했지만, 이후 인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경영진이 다른 사안들을 언급하며 징계 사유가 여러 가지로 불어났다. 결국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허준 지회장은 “이 조합원은 불과 7개월 전에 우수사원 표창을 받은 직원이다.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부당징계로 사측이 정당한 조합활동에 대해 보복 인사를 단행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2차 가해 문제도 지적됐다. KPGA지회에 따르면 한 임원이 관계사 책임자들에게 ‘남자끼리 그냥 엉덩이 좀 툭툭 치고, 귀 좀 만진 것 갖고 이해해주면 되는 걸 자꾸 언론에 내보내 협회 위신을 떨어뜨린다’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단체교섭도 결렬됐다. KPGA지회는 “경영진은 지난 13일 단체교섭에서 각종 사안에 대해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의견을 전달했다. 잠정 합의해온 사안에 대해서도 번복해 결국 교섭이 결렬됐다”며 오는 8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단체교섭 관련 노동위원회의 쟁의 조정에 따라 지난 3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다. 

KPGA지회는 “총파업은 KPGA의 상식적인 운영과 발전을 위해서 피할 수 없는 길이 됐다”며 “더 이상의 파국을 막기 위해 KPGA 협회장이 직접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KPGA 측은 ”노동조합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PGA는 “(부당징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B씨는 당시 미디어·마케팅 겸직 팀장으로 언론 무대응 사유만이 아닌 부정채용 및 상사 기망, 각종 행사 관련 대행사와 지속적인 문제 야기, 회사의 인사명령 외부 유출 및 유포 등의 행위로 인해 대기발령의 인사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조사 및 인사위원회를 거쳐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경찰조사 및 검찰 송치로 인해 자체 진상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판결 직후 유무죄에 따른 징계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한 사측은 “단체교섭에 단 한 번도 불성실하게 임하거나 불합리하게 대응한 적도 없고 감사 권고사항에 입각해 오히려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향후 KPGA는 원칙과 기준을 토대로 KPGA지회와 대화를 이어나가며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