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점검원들 “관리자 비리 들춰냈더니 해고”
SK매직 점검원들 “관리자 비리 들춰냈더니 해고”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7.22 19:11
  • 수정 2021.07.23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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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MC지부, 22일 광주에서 집중집회 열고
부당해고 철회, 조직장 갑질 근절 등 촉구
ⓒ 가전통신서비스노조
22일 오후, SK매직MC지부(지부장 이영진)는 SK매직 광주서구지국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 조직장 갑질 근절 촉구 집중집회’를 열었다.  ⓒ 가전통신서비스노조

생활가전 렌털 기업 SK매직 MC(매직케어·정수기점검원)들이 올해 초 노동조합 설립 이후 관리자에게 부당한 갑질을 당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동조합은 사측을 상대로 법적 절차 돌입도 예고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가전통신서비스노조 SK매직MC지부(지부장 이영진)는 22일 오후 SK매직 광주서구지국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 조직장 갑질 근절 촉구 집중집회’를 열었다. 

SK매직 MC는 회사와 근로계약이 아닌 위·수탁계약을 맺고 점검·영업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지난 3월 출범한 SK매직MC지부는 이날 집회에서 최근 광주 지역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부당한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광주북구지국 ㄱMC는 지난 12일 ‘업무대행계약 강제해지 통지서’를 등기로 받았다. 통지서에 적힌 계약해지 사유는 ‘유니폼을 반복적으로 착용하지 않았음’이었다. 계약서를 비롯한 각종 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사유였다. 또한 ㄱMC는 업무 중이 아니라 지국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한두 번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아울러 ㄱMC가 지국장의 비리를 제보해 해당 지국장은 이달 초 다른 지국으로 전보조치된 바 있고, ㄱMC가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간부(쟁의부장)란 점에서 노동조합은 이번 사건을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침해할 경우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ㄱMC는 “갑질하는 지국장의 비리를 제보했다는 괘씸죄에 걸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역할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남구지국 ㄴMC도 최근 관리자의 불법영업, 부당 금전거래 등 비리를 문제삼은 뒤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ㄴMC는 노동조합 대의원이다. 

ㄴMC는 “영업행위가 금지된 지국장이 특정 MC들에게 영업 건을 제공해 발생한 수수료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불법 금전거래를 한 사실을 문제 삼았더니 지국장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며 “얼마 안 가 업무상 과실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SK매직MC지부는 “관리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MC들의 일거리(계정)를 몰수한 뒤 직장 내 따돌림을 조장해 견디지 못하도록 만들거나, 하루아침에 해고통보를 하는 등 부당갑질을 일삼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노조에서 운영하는 조직장 갑질 신고 센터에 접수되는 사례들이 너무 많아 정리하기도 벅찰 지경”이라며 “사안별로 순차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영진 SK매직MC지부 지부장은 “노동자 해고가 제품 반환보다 더 쉽고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도 사람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다시는 회사와 조직장들이 MC 노동자들을 무시할 수 없도록 전국적인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매직 측은 지난 15일 MC 계약해지 철회와 직장 내 갑질 시정을 촉구하는 노동조합의 공문에 “관련 당사자들에게 사실관계 파악 후 회사의 입장을 알리겠다”고 답한 바 있다. 

노동조합은 사측이 미온 대응하고 있단 비판적 입장이다. 신종훈 가전통신서비스노조 선전홍보부장은 “지난 일주일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회사의 연락을 받은 당사자가 없다”고 전했다. 

SK매직 관계자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노동조합에도 자료를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해당 사건이 (MC들에게) 부당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회사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개선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