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두꺼운 제2금융권 유리천장
여전히 두꺼운 제2금융권 유리천장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3.08 00:00
  • 수정 2022.03.07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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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금융노조‧연맹 제2금융권 유리천장 실태조사 발표
“여성 승진할당‧청년할당, 성평등 육아휴직 도입해야”
“노조는 회사 내 취업규칙 개정‧단체협약 개정 적극 나서야”
민주노총 2022년 3·8 세계여성의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일러스트 ⓒ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연맹이 제2금융권 여성 채용 및 임원‧관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채용 및 승진 과정에서 여전히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재진, 이하 사무금융노조‧연맹)이 7일 ‘제2금융권 유리천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2016년부터 매년 진행 중이다. 조사에 참여한 사업장은 63개사다.

해당 조사는 2021년 12월 말 기준 △전체 응답 사업장의 여성노동자 비율 △사업장 내 여성 임원 및 부서장 현황 △신입사원 채용 시 여성 현황 △사업장 내 육아휴직 사용 현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껍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소폭 증가했으나 6.6%에 불과했다. 93.4%, 임원 대부분이 남성이다.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6.8%로 오히려 2.3%p 줄었다.

부서장 현황에서도 여성노동자의 입지는 좁았다. 차장직급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13.6%, 부장직급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9.8%로 2020년보다 각각 3.3%p, 0.7%p 감소했다.

조사 응답자는 63개사 전체 노동자 4만 7,768명이고 그중 2만 2,070명(44.3%)이 여성이다. 전체 노동자 성비가 큰 차이가 없음을 감안했을 때, 여성임원 및 여성관리자 비율은 상당히 낮은 것이다.

이를 두고 사무금융노조‧연맹은 “제2금융권 여성노동자들이 여전히 유리 천장 안에 갇혀 차별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2021년 12월 기준 조사에 참여한 63개사의 신입사원 채용 수는 2,489명이다. 정규직은 1,330명(53%)이고 비정규직은1,159명(47%)이다.

정규직 비율이 조금 더 높았는데, 여성노동자의 경우는 그 비율이 역전된다. 전체 신입사원 대비 여성 정규직 신입사원의 비율은 22%(550명), 여성 비정규직 신입사원의 비율은 29%(713명)다.

더 잘게 나눠 봐도 마찬가지다. 정규직 신입사원 중 여성 정규직 신입사원 비율은 41.4%, 비정규직 신입사원 중 여성 비정규직 신입사원 비율은 61.5%다. 정규직에서 남성을 더 뽑고, 비정규직에서 여성을 더 뽑은 셈이다. 이런 경향성은 2020년 대비 더 공고해졌다.

63개 사업장 육아휴직 총 사용자 수는 1,498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17.6%(224명)로 2020년 대비 8.6%p 증가한 수치이나, 여전히 여성 육아휴직 사용자 비율이 82.4%(1,274명)로 여성이 독박육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사무금융노조‧연맹은 “제2금융권에서 육아휴직 사용자는 평균고과(주로 B, B+)를 받거나 육아휴직 기간을 평가기간에서 제외해 승진 경쟁에서 밀려남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유리천장에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무금융노조‧연맹은 “여성에 대한 승진할당제 및 청년할당제 등을 도입해 좀 더 많은 여성노동자들의 안정적으로 일하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육아휴직을 의무 사용할 수 있도록 ‘성평등 육아휴직제’가 도입돼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를 위해 회사 내 취업규칙 등의 개정 및 단체협약 개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