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선정 올해의 좋은 방송 ‘무릎팍도사’
민언련 선정 올해의 좋은 방송 ‘무릎팍도사’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8.12.1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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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KBS스페셜’도…‘개그콘서트’는 나쁜 방송 선정

▲ 민언련의 올해의 좋은 방송 예능부문에 선정된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코너. 민언련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고, 화려해 보이는 유명인들의 ‘진짜 삶’이 과장되지 않게 시청자들의 마음에 스며들었고, 웃음 뒤에 긴 여운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강수진, 추성훈, 황석영, 허영만, 비, 배철수 편이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2008년 올해의 좋은 방송 예능 부문에 선정됐다. 이들 프로그램은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해 진정성 있는 삶의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연예인의 신변잡기’를 넘어서는 프로그램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시사프로그램은 MBC <PD수첩>, KBS <KBS스페셜>이, 교양프로그램은 EBS <다큐프라임>, <리얼실험프로젝트 X>가, 드라마는 장편 KBS <얼렁뚱땅 흥신소>와 단편 MBC <쑥부쟁이>가 좋은 방송으로 선정됐다.

<PD수첩>은 “우리 사회의 각종 현안을 시의적절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고, <KBS스페셜>은 “시의성 있는 소재들을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해 심층적으로 다뤄왔다”고 호평했다.

한편 나쁜 방송으로는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 <흔들리지마>와 KBS <개그콘서트>가 선정됐다. “작위적인 극 전개와 극단적인 설정, 원색적인 소재” “외모비하, 여성비하, 막말 등 가학성 개그”라는 이유였다.

다음은 민언련이 소개한 좋은 방송과 나쁜 방송의 선정 이유.

2008년 올해의 좋은 시사프로그램
MBC <PD수첩>, KBS <KBS스페셜>
MBC <PD수첩>과 KBS <KBS스페셜>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 ‘권력 감시’, ‘소수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 측면에서 가장 돋보인 시사 프로그램이다.

MBC <PD수첩>은 2008년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이슈를 던져주었다. ‘긴급취재/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4/29)편은 미국의 도축·검역 과정, 우리 정부의 협상과정의 문제점 등을 심층 취재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다. 이후 보수신문과 정부의 공격, 검찰의 터무니없는 탄압,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치심의’가 이어졌지만,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5/13),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언론 보도’(5/27), ‘쇠고기추가협상과 PD수첩 오보논란의 진실’(6/24),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7/15) 등의 후속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각종 현안을 시의적절하게 다뤘다.

이밖에도 <PD수첩>은 올 한해 대운하의 허실을 독일 운하를 통해 짚어본 ‘현지보고, 독일 운하를 가다’(2/12), ‘취임100일! 대북정책 진단’(6/10), ‘김용철과 사제단, 삼성 특검을 말하다’(3/11), ‘화물연대의 생계형 파업, 해법은 없나’(6/17), ‘이명박 정부, 프레스 프렌들리 100’(6/17), ‘대한민국 학생인권 보고서 - 학생인권? 그쯤이야…’(7/8), ‘기륭전자 투쟁 1127일, 그 끝은 어디인가?’(9/23) 등은 특히 돋보였다.

7월 16일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명령하자, MBC 경영진이 이를 받아들여 8월 12일 사과방송을 내보낸 것은 시청자로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MBC는 이제부터라도 <PD수첩>이 우리 사회의 핵심 의제를 피해가지 않고 심층 취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 바라며, 이에 대한 국민의 격려와 응원은 계속될 것이다.

<KBS 스페셜>은 시의성 있는 소재들을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해 심층적으로 다뤄왔다. <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 오일 쇼크의 배후>(7/27)는 유가 상승의 주원인이 투기 때문임을 지적하며 투기를 조장하는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금융자본회사들의 횡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워킹푸어, 근로빈곤층>(9/28)에서는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확대되고 있는 근로 빈곤층을 조명하고 허울뿐인 최저 생계비로 고달프게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을 잘 그렸다. 더 나아가 해외의 사례를 통해 최저 생계비의 대안으로 ‘생활 임금제도’ 등을 제시한 것은 새로운 각도에서 근로 빈곤층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한 것이었다.

이 외에도 <오래된 미래 CO-OP, 볼로냐 부산 두 도시 이야기>(8/31), <언론과 민주주의,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8/17)에서는 국내 문제를 해외의 다양한 사례와 연결해 사안에 대한 보다 풍부한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었다. 특히 <언론과 민주주의,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펼쳐왔던 언론장악정책들이 이탈리아 민주주의에 미친 악영향을 소개했는데, 한국사회가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내용이었다.

<KBS스페셜>은 언론에서 잘 조명하지 않았던 중요한 소재들을 찾아내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역시 뛰어났다. 대표적으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다룬 <길 위의 신부들>(5/25)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민주주의를 위해 걸어온 역사를 다뤘다. <안마사, 그녀의 이야기>(10/19)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이 취업을 위해 안마사 교육을 받지만 막상 그들을 받아줄 곳이 없는 막막한 현실을 잘 보여 주었다. 또한 시각장애인 안마사 여성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앞으로도 <KBS 스페셜>이 국민이 알아야 할 다양한 사회문제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프로그램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2008년 올해의 좋은 교양프로그램
EBS <다큐프라임>, <리얼실험 프로젝트 X>
<다큐프라임>은 EBS가 ‘완성도 높은 교육기획다큐멘터리’를 목표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프로그램이다. 차별, 칭찬 그리고 설득을 통해 더 나은 초등학생 교육 방법을 알아보는 ‘초등생활보고서’, 우수한 CG로 구현한 ‘한반도의 공룡’, 금기시되어 왔던 남과 여의 차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IQ 테스트에 익숙한 우리에게 다중지능을 담은 ‘아이의 사생활’ 등 모두 시청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의 감기약 과다 처방을 꼬집었으며 안데스 문명 등 을 심층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다큐프라임>은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인문다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배치된 톡톡 튀는 영상과 내레이션으로 재미를 더해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로 평가받았다.

<리얼실험 프로젝트 X>는 ‘만약~라면 어떻게 될까’라는 참신한 상상력으로 시작된다. ‘만약 전기가 없다면’, ‘만약 TV가 없다면’, ‘만약 인터넷이 없다면’, ‘만약 인터넷만 있다면’, ‘만약 외국어를 쓸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까.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만한 상상이 <리얼실험 프로젝트 X>에서는 현실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은 단순한 호기심 충족 이상의 사색의 기회와 감동을 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해준다. 최저생계비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우울증과 열등감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는 과연 최저생계비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가, 아니면 밥 먹고 잠만 간신히 잘 수 있는 비용인가 고민해보게 된다. 또 햇빛 한 줄기에 행복을 느끼는 감옥체험 참가자를 보며, 시청자는 자유로운 삶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리얼실험 프로젝트 X>은 다양한 간접체험을 통해서 삶에 대한 성찰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혀주었다.

높은 완성도와 참신함으로 시청자에게 유익한 정보와 감동, 재미를 동시에 준 EBS의 다큐프로그램 <다큐프라임>과 <리얼실험 프로젝트 X>가 더 오래, 더 완성도 높은 교양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 바란다.

2008년 올해의 좋은 드라마(장편)
KBS <얼렁뚱땅 흥신소>
KBS <얼렁뚱땅 흥신소>는 어른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풀어내 한국 장르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사랑이야기가 아닌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기획의도를 밝힌 <얼렁뚱땅 흥신소>는 장소와 인물을 바꾸며 연애하기에 몰두하는 한국 드라마의 전형을 벗어났다. 대신 고종이 숨겨둔 황금을 찾는다는 줄기를 주축으로 각 인물들의 삶을 퍼즐 맞추듯 이야기를 전개했다. 기발하면서도 유쾌한 <얼렁뚱땅 흥신소>의 상상력은 ‘실장님’도 ‘재벌’도 아닌 주인공들의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매회 말미에 1분가량의 ‘번외’에서는 만화적인 상상력을 엿보이기도 했다. 쉼 없이 이어지는 <흥신소>의 발랄함은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한껏 높였다.

또한 <얼렁뚱땅 흥신소>는 한국 드라마가 별로 주목하지 않던 ‘낙오자’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했다. 드라마는 남들에게 내세울만한 직장도 재산도 갖지 못한 용수, 무열, 희경과 공황장애로 고통을 겪는 은재가 벌이는 일상을 세심한 필치로 그려냈다. 모자란 구석이 많은 주인공들이 웃고 떠들고 싸우면서 성장하는 과정은 “이미 성인이 된 어른들의 2차 성장”을 보이겠다는 기획의도를 잘 구현했다. 황금을 찾으러 나섰던 주인공들이 2차 성장통을 이겨내는 모습은 사람들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얼렁뚱땅 흥신소>는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서 방영 내내 호평을 여러 번 받았다. 방송 전 이미 완성된 대본과 심혈을 기울인 연출이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통통 튀면서도 진지한 고민을 담은 <얼렁뚱땅 흥신소>처럼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노력이 지속되었으면 한다.

2008년 올해의 좋은 드라마(단편)
MBC 설 특집극 <쑥부쟁이>
설 특집극으로 방영된 <쑥부쟁이(4부작)>는 부모를 ‘물주’, 또는 ‘귀찮은 존재’로 대하는 세태를 사실감 있게 그리는 한편, 변함없이 헌신적인 부모님의 사랑을 일깨워 큰 감동을 주었다.

‘평생 농사일을 하며 자식들을 뒷바라지해 온 시골의 늙으신 부모님과 자기 먹고 사는 일에만 바쁜 자식들’의 이야기는 사실 매우 진부한 소재이다. 그러나 <쑥부쟁이>는 그런 상투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 까닭은 바로 우리 모두 알고는 있지만 차마 입으로는 말할 수 없었던 세태를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님 생신이라고 모인 형제들끼리 경제 수준에 따라 아옹다옹하고, 부모님 건강보다 재산에만 관심이 있으며, 부의금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놓고 형제들끼리 아귀다툼을 하는 모습은 부끄럽지만 엄연한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또한 아옹다옹하는 형제들의 삶을 부모의 안쓰러운 시각으로 담아냄으로써,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자식 역시 물질만능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의 피해자임을 드러내기도 한다.

드라마 <쑥부쟁이>는 ‘쑥부쟁이’처럼 흔하디흔한 우리네의 가족 세태를 여실히 드러내면서 동시에 찬바람이 불 때까지 꿋꿋이 피어있는 ‘쑥부쟁이’같은 부모의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주었다. 노령화 사회가 가속화되고, 삶이 팍팍해질수록 우리 사회에서 부모와 자식의 사랑이 본질에서 벗어나 물질로 측정되어지는 현실에서 <쑥부쟁이>가 던져준 ‘진부한 이야기’는 많은 시청자에게 반성과 감동을 전해주었다.

2008년 올해의 좋은 예능프로그램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강수진, 추성훈, 황석영, 배철수, 허영만, 비 출연분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는 ‘그저 그런 오락프로그램’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있던 지난 3월 2일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단체는 물론 많은 네티즌의 지적이 이어졌다. MBC가 홍보효과가 큰 오락프로그램에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홍보할 자사출신 청와대 부대변인을 출연시킨 것도 적절치 않았을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총선을 앞둔 3월 중순에 방영하기로 한 것은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적절한 출연자 선정으로 논란을 낳았던 ‘무릎팍도사’가 진화하고 있다. ‘무릎팍도사’가 이전부터 메인진행자 강호동과 보조진행자들의 재치 있는 진행, 다채로운 편집 등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긴 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무릎팍도사’는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해 진정성 있는 삶의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연예인의 신변잡기’를 넘어서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특히, 추성훈(2/27, 3/5), 배철수(7/16), 허영만(9/24), 비(10/22), 황석영(10/29), 강수진(11/12, 11/19) 편의 출연자들은 각자 삶의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 평범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가치관 등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고, 화려해 보이는 유명인들의 ‘진짜 삶’이 과장되지 않게 시청자들의 마음에 스며들었고, 웃음 뒤에 긴 여운을 남겼다. 다른 오락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배철수, 비의 경우도 ‘무릎팍도사’에서는 시청자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는 섬세하고 꼼꼼한 사전 조사를 통해 한 인물이 다양한 면을 끄집어내는 제작진의 노력과, 게스트를 당황시키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던지는 노련한 진행, 그리고 이런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하는 출연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무릎팍도사’가 출연자들의 말장난에 그치는 오락프로그램이 아니라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해주는 ‘진짜 토크쇼’가 되기를 기대한다.

2008년 올해의 나쁜 드라마(장편)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 >, <흔들리지마>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와 <흔들리지마>는 작위적인 극 전개와 극단적인 설정, 원색적인 소재로 무장한 ‘나쁜 드라마’의 전형이었다.

<그래도 좋아>에는 불륜, 유산, 교통사고, 출생의 비밀,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싸움, 자살기도, 살인교사 등 한국 드라마 병폐의 고질적 요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드라마의 주된 갈등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명지의 악행에는 개연성도 설득력도 없다. ‘죽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제작진의 상상력 부재를 보여준다.

<흔들리지마> 역시 기억상실, 복잡한 가정사, 불륜, 거짓말, 사기, 납치, 유산이라는 자극적이고 불편한 소재를 동원해 극을 전개한다. 자매가 한 남자를 두고 각각 딴 살림을 차리는가 하면, 주인공 수현이 골프채로 시아버지를 때려 마비에 이르도록 하는 등 말도 안 되고 억지스러운 설정이 난무한다.

MBC는 지난 몇 년 간 계속 작위적이고 극단적인 설정의 아침드라마를 양산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여건이 좋지 않아 드라마 수를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 지금처럼 시청자가 공감할 수 없는 섬뜩한 아침드라마를 계속 만들 바에는 차라리 MBC 아침드라마를 폐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2008년 올해의 나쁜 드라마(단편)
방송3사 단막극 부재
2008년 12월 현재 방송3사는 단막극이 없다. MBC <베스트극장>, SBS <오픈드라마 - 남과 여> 등이 폐지된 이후, 마지막 남은 KBS <드라마시티>마저 지난 봄 개편에서 폐지되었다.

최근 방송3사가 ‘드라마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이와 함께 스타의 ‘고액 출연료’가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드라마의 위기’가 스타의 고액 출연료를 깎는 등의 방식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개발, 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캐스팅 등이 함께 고민될 필요가 있다.

단막극은 참신한 소재를 다루고, 역량 있는 제작진과 배우를 발굴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방송3사가 단막극의 부활을 진지하게 검토해주기를 바란다.

2008년 올해의 나쁜 예능프로그램
KBS <개그콘서트> ‘외모비하, 여성비하, 막말 등 가학성 개그’
KBS <개그콘서트>는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20%대의 안정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장점은 매우 많다. 오랜 전통을 지닌 만큼 신구 개그맨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공감대 형성의 연령대가 다양한 개그프로그램이다. 특히 최근 시사적 요소를 잘 버무려 사회를 풍자하는 ‘도움상회’,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회를 풍자하는 ‘황현희 PD의 소비자고발’ 등은 매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향력이 큰 만큼 이 프로그램의 여성비하와 막말, 외모 비하, 가학성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독한놈들’은 지나친 여성비하 발언으로 쓴 웃음을 주고 있으며, ‘대포동 예술극단’에서는 심한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할매가 뿔났다’는 손자의 ‘패륜적 언행’이 도를 넘어서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하기 어려운 ‘바보 컨셉’과 ‘못생긴 외모를 통한 웃기기’ 역시 지나치다. ‘못생긴 개그맨’의 계보를 잇고 있는 박지선의 여성학자 컨셉은 자기외모 비하로 이어지며 오히려 반여성적인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봉숭아 학당의 ‘나일출’은 관객과의 호흡을 시도한다며 관객들의 외모를 개그의 대상으로 삼는 등 외모비하를 서슴지 않고 있다.

KBS <개그콘서트>가 시청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것은, 건강하고 시원한 웃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가 남을 짓밟고 무시하고 상처 주는 개그를 극복하고 보다 유쾌한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