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정호영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하라”
보건의료노조 “정호영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하라”
  • 임혜진 기자, 정다솜 기자
  • 승인 2022.04.19 19:15
  • 수정 2022.04.19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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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특혜 논란 해소 안 돼
“결혼과 출산은 애국”... 과거 칼럼 내용도 부적절
보건의료노조 CI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윤석열 당선자에게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제기된 내용만 보더라도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은 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후보자가 과거 연재한 칼럼에서 저출생과 성범죄에 대한 편협한 시선을 드러낸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윤석열 당선자는 새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지명했다. 정호영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자와 40년 지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노조는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해 “후보자의 경북대병원 재직 시절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 의혹 등 일반적인 시민의 시선으로 드러난 사실만 봤을 때도 ‘아빠찬스’가 개입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호영 후보자가 2010년대 기고한 매일신문 칼럼의 내용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정호영 후보자는 2012년 10월 29일자 매일신문에 기고한 ‘애국의 길’이라는 칼럼에서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소위 ‘때’를 만난 것인데 바로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라며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고 했다. 

2013년 11월 18일자 ‘3M 청진기’ 칼럼에선 성범죄를 저질러 형이나 치료감호가 확정된 자에 대한 취업·개업 제한 직종에 의료인도 포함됐다는 주제를 다루며 “애당초 여자 환자의 가슴에 바로 귀를 대기가 민망해서 만들어진 청진기가 이젠 더욱 길어지게 됐다”며 “어쩌면 앞으로는 여성의 손목에 실을 매어 옆방에서 진맥을 했던 선조들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썼다.

이를 두고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인에 의한 성범죄를 근절하고 저출생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방안을 가지고 있어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의견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공공의료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혜안을 가지고 있어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부적절한 가치관과 자녀 특혜로 뜨거운 논란이 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정호영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며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사 지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