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 지속가능 공동체 위한 ‘신기업가정신’ 선언
기업인들, 지속가능 공동체 위한 ‘신기업가정신’ 선언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5.25 19:04
  • 수정 2022.05.25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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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열고 5대 실천명제 발표
고객‧노동자‧주주‧협력사‧지역사회 함께 발전해야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지속가능한 성장의 고민을 담아 삼성전자, 현대차, 컬리, 배달의민족, 토스 등 74곳 기업인들이 ‘신기업가정신’을 선언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24일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을 열고 74명의 기업인이 5대 실천명제를 담은 기업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74명의 기업인들은 기업선언문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사회구성원의 행복추구 등 새로운 위기와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기업도 그 역할을 새롭게 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기업은 성장을 통해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하는 과거의 역할을 넘어야 한다”며 “고객은 물론 조직구성원과 주주, 협력회사와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선언, 실천한다”고 했다.

5대 실천명제는 △지속적 혁신 및 성장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가치’ 제고 △고객과 협력사 등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으로 ‘윤리적 가치’ 제고 △조직구성원이 보람을 느끼고 발전할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 △청정한 미래와 더 좋은 삶을 위한 ‘친환경 경영’의 실천 △일과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등이다.

대한상의는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하기 이전에 국민과 기업인 7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들은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지속가능한 성장 △구성원의 행복 △혁신과 도전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순으로 답했다.

또한 국민이 원하는 기업의 실천과제는 △기업문화 향상(워라밸 실천, 즐거운 일터, 임직원 성장 등) △환경문제 해결 △윤리경영(윤리의식 확산, 투명한 기업, 파트너사 상생 등) △지역사회 상생 △경제적 성장 순으로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선언문과 5대 실천명제가 도출됐다.

대한상의는 기업인들의 신기업가정신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ERT(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신기업가정신 협의회)라는 별도 실천 기구를 구성해 활동을 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의 BRT(Business Roundtabl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의 최근 행보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BRT는 1972년에 만들어진 미국 내 200대 대기업 협의체다. 2019년 9월 BRT는 ‘기업 목적에 대한 성명’이라는 이름의 선언문을 통해 “주주가치가 더 이상 기업이 추구하는 모든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로 나아가겠다고 기업들이 선언한 것이다.

김영기 산업정책연구원 원장은 “기업들의 긍정적인 모습이고, 나아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ESG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임직원 모두가 동참했을 때 ESG 경영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고,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함께하는 노사 ESG를 실천해야 한다”고 이번 선언의 의미를 밝혔다.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한국자본주의가 지속성장하려면 60~70년대와 같은 노동자를 착취하는 방식으로는 어렵고, 일하는 사람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5대 실천 명제로 이야기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으로 시장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기업들이 기존의 한국자본주의 발전모델의 잘못된 관행으로 돌아가려는 관성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업들의 새로운 도전 자체를 폄하할 필요는 없고, 실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신기업가정신이 지속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준비해왔다”며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사회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