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노동현장 기록한 이택주, ‘늙은 노동자의 노래’ 다시 내다
치열한 노동현장 기록한 이택주, ‘늙은 노동자의 노래’ 다시 내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6.21 18:57
  • 수정 2022.06.2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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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970~80년대 개발과 성장 뒷면에 자리한 노동현장을 기록한 책
21일 ‘늙은 노동자의 노래’ 개정판 출판 기념회, 각계 인사들의 축하 이어져
21일 한국노총 여율리에서 이택주 노동소설집 '늙은 노동자의 노래' 개정판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이택주 한국노총 공무원‧교원위원회 전문위원이 36년 만에 노동소설집 ‘늙은 노동자의 노래’ 개정판을 냈다.

21일 한국노총 5층 여율리에서 노동소설집 ‘늙은 노동자의 노래’ 개정판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출판 기념회에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 김동만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이사장, 이수호 전태일이소선 장학재단 이사장(전 민주노총 위원장), 한국노총 각 산별연맹 위원장 및 단위 노조 위원장 등이 축하를 위해 참석했다.

저자 이택주는 “개정판을 내기 전 70~80년대 노동운동이 지금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당시 투쟁 주역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개정판을 내며 책 한 권으로 마무리 짓는 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질책했고, 육신이 다할 때까지 노동운동에 동참하고 몸이 말을 안 듣는다면 글로 함께 하겠다고 다짐하는 새로운 시작이었다”고 개정판 발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늙은 노동자의 노래’는 저자 이택주가 1986년에 내놓은 노동소설집이다. 장편소설 ‘타오르는 현장’과 ‘탕녀와 폭도’, ‘그림자 사람들’, ‘기름쟁이 노랫소리’ 등 5편의 단편소설로 묶인 소설집이다.

소설 속 인물과 사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1970~1980년대 한국의 노동현장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봉제사업장 폐결핵 문제, 대우자동차 파업,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다룬 언론의 문제 등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저자 이택주는 “46년 동안 노동밥을 먹으면서 노동의 주역이 아닌 주변의 역할만 했고, 4차례의 해고를 당하면서도 본보기를 보이는 투쟁 한 번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이 평생의 후회로 남아 있다”면서 시대에 맞서 당당히 싸운 ‘그 시절의 이름 없는 노동투사들께 쓰는 반성문’이라고 밝혔다.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의 축사도 진행됐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택주 선배는 한국노총의 각 산별과 지역에서 수십 년간 열정적으로 활동해오며 많은 성과와 족적을 남겼다”며 “힘든 노동운동 과정에서도 예술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셔서 오늘의 출판 기념회에 이르게 됐다. 책은 소설이지만 치열한 노동현장의 삶을 정확히 반영하고 저자의 경험이 묻어 있어 역사적 사료에 가깝다”고 축사를 전했다.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은 “저자 이택주는 노동자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라며 “노동운동을 여러 산별 여러 지역에서 한 경험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것 같고 이를 보완해 다시 책을 낸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수호 전태일이소선 장학재단 이사장은 “전태일 기념관을 지을 때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의 이택주 사무처장이 부지런히 많은 도움을 주면서 가까워졌는데, 그 때까지 시와 소설을 쓰는 줄 몰랐다”며 “평소 그의 소탈함과 한평생 노동운동에 헌신한 마음을 생각해 보니 그것이 문학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저자 이택주와 박송호 레이버플러스 대표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이번 출판 기념회에서는 박송호 레이버플러스 대표가 ‘늙은 노동자의 노래’를 읽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박송호 대표는 “책의 중심을 이루는 내용은 ‘현장’이고, 노동조합 활동의 치열함과 현실성을 보여주는 장면들로 채워졌다”며 “현장과 유리된 지식인들의 공허한 사상투쟁과 달리 현장에서 뜨거운 논쟁이 어떻게 민주주의이자 노동조합을 지키는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첫 출간 이후 36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의 노동조합과 노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우리의 노동이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지 밝혀주는 현장고발이기도 하다”고 서평을 전했다.

이날 출판 기념회는 이택주 저자에게 한국노총 IT사무서비스노동조합연맹 LG유플러스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감사패를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저자 이택주는?

1952년 인천 출생으로, 1976년 ‘경기문예’에 단편소설 ‘빈 담배갑’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76년에는 부평공단의 반도상사노조에서 노보 편집을 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대우자동차노조에서 기획 업무를 보던 중 1985년 대우자동차 파업과 관련해 해고되기도 했다. 해고 이후에는 ‘박찬휘’, ‘김응수’라는 필명으로 노동현장을 취재하는 자유기고가로 활동했다. 1986년 이후에는 한국노총 경기본부, 전국고무산업노련, 전국섬유유통노련, 한국노총 서울본부를 거쳐 현재는 한국노총 공무원‧교원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구입 문의 : 010-6322-7589 이택주 한국노총 공무원‧교원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