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노사 ‘사옥 매각’ 두고 입장 차... 노조는 구조조정 우려
신한금융투자 노사 ‘사옥 매각’ 두고 입장 차... 노조는 구조조정 우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6.22 01:39
  • 수정 2022.06.2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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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지부, “사옥 매각 후 임차 비용 영업지점에 전가하면 적자 지점 발생... 결국 지점 폐쇄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
21일 사무금융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가 '단체협약 위반 규탄 및 사옥 매각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지부장 윤기현, 이하 지부)가 21일 오후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단체협약 위반 규탄 및 사옥 매각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사옥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자산운용사에 매각될 예정이다. 매각 가격은 6,40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지부는 이러한 사옥 매각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고 크게 반발했다. 지부는 사옥 매각을 하면 건물을 임차해 월세살이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 비용 부담이 더 크고 해당 부담이 노동자에게 구조조정 형태로 전가될 것이라 우려했다.

윤기현 지부장에 따르면 임차 비용을 각 영업지점별로 부담하게 할 것이고, 비용을 지점 수익으로 메꾸지 못하면 적자 지점이 돼 지점폐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례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사옥 매각 이후 지점 폐쇄가 일어났다는 게 윤기현 지부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지부는 사옥 매각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노사 협의나 합의 없이 사옥 매각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20년 3월 26일 신한금융투자 노사는 노사 합의 없는 구조조정을 일체 금지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구조조정과 관련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사옥 매각 추진은 협의나 합의 사항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일각에선 신한금융투자의 사옥 매각은 신한금융지주사의 리딩뱅크 탈환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사옥 매각으로 3,000억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고 실적에 반영되며 자본비율이 상승해 지주사 차원에서는 업계 1위를 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1위는 KB금융지주(4조 4,096억 원), 2위가 신한금융지주(4조 193억 원)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윤기현 지부장은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이영창 사장이 노동자들의 반대 의사에도 사옥 매각을 적극 추진한다”며 “노동자들을 월세살이 시켜가며 사옥을 팔아먹어 수천억 원의 1회성 수익으로 1등하면 그게 당당한 1등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결의대회가 열린 또 다른 배경은 단체협약 위반 규탄이다. 여러 가지 위반 사항 중 리테일 관리자제도 변경이 대표적인 예이다. 윤기현 지부장은 “임금과 관련된 사항은 (단체협약상) 노사 합의사항임에도 영업사원 인센티브에 악영향을 미치는 리테일 관리자제도 변경안을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해당 사항을 포함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신한금융투자 사측의 단체협약 위반을 인정했고 행정 지도를 내렸다고 밝혔다.

현재 신한금융투자 노사의 갈등은 출구가 없어 보이나 윤기현 지부장은 ‘대화 시작’이 중요하다고 봤다. 윤기현 지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사용자 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답을 당장 내릴 수 없더라도 대화로 시작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지부는 지난 2월 24일부터 사옥매각 반대와 단체협약 위반 규탄 및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며 신한금융투자 본사 정문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농성 중이다. 5월 24일부터는 신한금융투자 사장실 앞 연좌농성도 이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