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에 ‘공장 생산직 노동조합’ 출범한다
코웨이에 ‘공장 생산직 노동조합’ 출범한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2.07.13 11:47
  • 수정 2022.07.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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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가전통신노조 출범 선포 기자회견 예고
코웨이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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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 렌털업체 코웨이에 공장 생산직 노동조합이 출범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하 가전통신노조)은 13일 “코웨이 공장 생산직 노동자들을 조직한 코웨이 생산본부지회가 오는 14일 설립 선포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전통신노조에는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한 바 있는 △코웨이지부(설치·수리기사)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방문판매점검원) △코웨이 CL지부(영업관리직)가 있다. 여기에 코웨이 생산직 노조가 함께하면서 코웨이 현장직군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통신노조는 “규모가 가장 큰 공주시 유구읍 공장을 중심으로 조합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유구읍 공장 노동자의 30% 이상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라고 했다. 

코웨이는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인천, 경기도 포천시 등 세 곳에 제품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전국 코웨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약 360명이라고 가전통신노조는 전했다.   

노동조합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코웨이 생산공장 노동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노동조건 저하 결정으로, “미래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용대 코웨이 생산본부지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공장에서 신입직원을 채용하면 퇴사율이 높다”며 “회사는 설비투자를 해준다고 했지만 20여 년간 일하면서 공장 환경이 별로 바뀐 게 없다. 또 노동강도에 비해 임금이 약해서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다시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니 공장의 미래가 막막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22년 차인 김용대 공동위원장은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형식적·일방적으로 라인 생산 속도를 올린다”며 “그럴 때 어쩔 수 없이 하지만 무거운 반제품 정수기를 빨리빨리 라인에 올리다 보면 팔꿈치, 어깨에 근골격계 질환을 달고 산다. 여성 노동자들도 하루에 몇만 개씩 나사를 박기도 하니까 연차가 쌓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병원에 다니며 치료받는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노동강도에 비해 보상이 부족한 배경으로 가전통신노조는 2014년에 이뤄진 임금 구조 변경을 지적했다. 코웨이가 남녀고용평등법을 내세워 2014년부터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기본급을 여성 노동자들의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에 맞췄다는 것이다. 

김용대 공동위원장은 “남성은 라인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드는 힘 쓰는 공정을 하고, 여성은 조립만 한다. 그래서 기본급 차이가 있었는데 2014년부터 남성 기본급을 여성 기본급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협의회가 있지만 이런 회사의 결정을 막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코웨이 생산본부지회 준비위원회는 △인력충원 및 과노동 해소 △관리자 갑질 근절 △임금구조 개선 △업무성과 평가제도 개선 △승호․승급 임금테이블 폐지 등을 회사에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코웨이 생산본부지회 준비위원회는 오는 14일 유구읍 공장 앞에서 노동조합 설립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단체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정규직이라 코웨이지부, 코웨이 CL지부와 단체교섭을 같이 하게 된다. 

김용대 공동위원장은 “이제 코웨이의 모든 현장노동자들이 하나로 뭉친 만큼 렌탈업계 전반의 처우 개선을 견인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