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인물] 여의 눈물
[이달의 인물] 여의 눈물
  • 참여와혁신
  • 승인 2008.12.30 17:50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장실관리인 여점남 씨

2009년 첫 달 <참여와혁신>이 선정한 이달의 인물은 여점남 씨다. 아마도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누구?’라고 반문할 것이다. 여점남 씨는 만남의 광장 휴게소 화장실관리인이다. 예순셋의 ‘청소 아줌마’인 셈이다.

지난 2008년 5월 <이달의 인물> 코너가 생긴 이래 ‘강의 귀환’(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6월 ‘젊은 그대’(거리로 나선 어린 ‘촛불’들), 7월 ‘이의 고집’(이명박 대통령), 8월 ‘강의 배짱’(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9월 ‘김의 뚝심’(김경문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 10월 ‘정의 궤변’(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11월 ‘유의 몰락’(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2월 ‘그의 파워’(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선정한 바 있다.

여점남 씨는 이번 호 <E 사람> 코너의 주인공이다. 흔한 말로 모진 풍파를 다 겪은 사람이다. 생활력 없던 남편을 대신해 갓난아이를 들쳐 업고 행상에 미싱 일까지 안 해 본 일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흘러 흘러 휴게소 화장실 청소 일을 맡고 있다.

혼자서 하루 12시간 남여 화장실 모두를 청소하면서 잠시 몸 쉴 공간조차 없는, 매일 하는 물청소로 동상에 걸려 여름에도 손이 시린, 어쩌면 가진 것 하나 없는 우리 시대의 아린 자화상이다. 그런데도 이 ‘미련하고 착한’ 우리네는 박봉에도 고된 노동에도 자신의 일을 감사하게 여긴다.

여 씨는 ‘프로’이고 또 ‘전략가’이다. 자신의 일을 최고로 여기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일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또다른 고객을 만들어낸다. 그를 만나고 돌아서는 길, 우리 사진기자는 괜시리 눈물이 나더란다.

우리는 소망한다. 2009년 대한민국이, 우리네 여 씨들의 노동이 아름답게 여겨지고, 그 노동의 정당한 대가가 당연한 세상이기를. 우리네 여 씨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고 활짝 웃기만 할 수 있는 세상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