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MZ세대 노조와 대화... 양대노총, “노동개악 명분 쌓기”
노동부, MZ세대 노조와 대화... 양대노총, “노동개악 명분 쌓기”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9.22 19:24
  • 수정 2022.09.22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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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정식 장관 MZ세대 노조 만나 노동현장 상황 청취
양대노총,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간 유연화 명분 쌓기”
고용노동부 ⓒ 참여와혁신 포토DB
고용노동부 ⓒ 참여와혁신 포토DB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전 MZ세대로 구성된 노동조합들을 만났다. MZ세대의 노동현장 상황·애로 사항을 듣고 노동시간 관행, 임금체계·근로시간 등의 제도 개편 필요성과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이날 이정식 장관은 “노동시장을 둘러싼 경제사회 전반의 산업 환경은 크게 변화했지만, 노동법은 과거에 머무르면서 MZ세대들이 노동현장의 변화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에 공감한다”고 이야기를 건넸다.

더불어 이정식 장관은 노동현장 변화 필요성에 대해 노동부가 지난주 ‘블라인드’ 앱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 9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 동안 2,424명 응답

노동부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5.6%가 현재 임금 결정 기준이 공정하지 않다고 봤다. 또한 여가 및 자기계발과 업무량 변동 등으로 노동시간 조정을 희망하지만 3명 중 2명은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블라인드 앱에는 ‘성과와 무관히 보상이 정해져 있어 열심히 일하면 바보가 된 기분에 의욕이 저하된다’, ‘왜 장시간 근로를 하는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관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이를 노동부는 “대다수 직장인들이 임금 및 근로시간 제도 등에 변화를 희망하는 것이고, 현재 노동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대해 양대노총은 ‘노동개악 명분 쌓기’라며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MZ세대 노조와 간담회는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려는 임금 및 근로시간 제도 개선 방향에 명분을 쌓기 위한 수순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오늘 만난) 노조의 경우 기존 생산 기능직 중심 노조의 단체협약을 비판한 노조들로 정부의 노동시장 개편 방향과 결을 같이 하는 노조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간담회 직군도 편파적이다. 모두 사무직 중심 노조로, MZ세대가 사무직에만 종사하는 것도 아니”라며 “정부는 노동시장 제도 개악에 MZ노조를 들러리 세우는 책동을 중단하고 장시간 노동 근절과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악,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간 유연화 추진 과정에 청년 세대를 앞세워 기성 노조를 대립시키며 세대 갈등을 과장해 드러내고 개악에 대한 명분으로 삼으려는 불손한 의도를 가진 대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포괄임금제, 탄력근로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 확대, 복수노조 교섭 창구 단일화, 원청의 교섭의무 부과와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 제약하는 사용자 행태 시정 등 간담회 참가자들의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정해 놓은 방향으로만 대화를 이끄려다 결국 알맹이 빠진 보도자료만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LG전자 사람중심사무직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LIG넥스원 사무연구직지회,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등 5곳의 노조 간부와 조합원 9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