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T5 전략부터 수정하라"
"현대차, GT5 전략부터 수정하라"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1.0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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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출혈경쟁으로 위기 극복 못해
비상경영체제는 위기 극복 방안 아닌 함정
최근 잔업·특근을 실시하지 않는 등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위기와 관련, ‘글로벌 톱 5 전략’부터 수정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원장 공계진)은 5일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톱 5 전략의 한계와 문제점’이라는 이슈페이퍼를 내고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상경영체제’를 비판했다.

총 11쪽 분량의 이슈페이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위기의 실질적 책임은 세계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능력이라는 객관적 현실을 무시하고 무차별적으로 추진된 정몽구 회장의 ‘GT5 전략’에 있다”고 지적하고, “‘비상경영체제’ 선언은 이러한 경영위기상황을 자초한 근본적인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담고 있다.

이 페이퍼는 또 2001년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이 시장선점과 비용절감을 위해 짧은 시간에 과도한 규모로 해외공장을 증설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중대한 오류였음이 밝혀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공장 생산능력은 2001년 9만여 대에서 2008년 260만 대로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가동률은 생산능력 대비 55%에 머무르고 있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적자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이에 반해 국내생산입지의 질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제품 연구개발, 생산체계 혁신 등에 필요한 자금이 국내에 투자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뒤, 최근 정몽구 회장이 신년 시무식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판매확대”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과잉생산에 따른 출혈경쟁을 오히려 위기국면에서의 생존전략이라고 규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슈페이퍼는 결론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진정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면 먼저 기존의 GT5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노동친화적 생산체계 구축과 국내생산입지 역량강화를 위한 생산혁신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위기가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에게까지 커다란 파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금속노조가 제기한 이슈페이퍼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