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모피아 낙하산 금융위기 앞당길 것”
금융노조, “모피아 낙하산 금융위기 앞당길 것”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12.13 17:35
  • 수정 2022.12.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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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 회장‧기업은행장 낙하산 임명 절대 안 돼
12일 오전 금융노조가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금융노동자들이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12일 오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박홍배, 이하 금융노조)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금융권은 기획재정부(옛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차기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으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에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기 시작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임기가 곧 끝나는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기업은행 등에도 낙하산 인사가 내려 올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여는 발언에서 “이해충돌 논란에도 전 금감원장을 기업은행장에 내려 보내려 하고,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BNK금융지주 지배구조에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진 직후 이사회가 열려 외부 낙하산이 들어올 길을 터놨다”며 최근 금융권 낙하산 인사 조짐을 비판했다.

또 “금융위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정치와 대통령이 생각해야 한다”며 “모피아를 위해서 금융권에 모피아 낙하산을 투하한다면 국민을 위한 국정 운영이 맞는지 물을 수밖에 없고 강력한 투쟁으로 부적격 인사를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 낙하산을 금융지주 회장에 앉혀 금융권에 수많은 문제를 만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노총도 관치금융 분쇄를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선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금감원장은 시중은행장으로 갈 수 없는데, 시중은행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업은행이 기타공공기관이라며 (은행장으로) 내려오겠다고 한다”며 “정권의 수치이고 정은보 전 금감원장 개인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본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각종 금융사고와 관련돼 있었으며, 또 모피아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다면 금융위기는 우리 앞으로 더 빨리 다가올 것”이라며 “정책금융을 강화하고 사회안정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낙하산 시도는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권희원 금융노조 부산은행지부 위원장은 “BNK금융그룹 설립 주체이자 주주인 부산은행 모든 임직원들은 지주 이사회와 정부 여당의 관치금융 시도와 자질 없는 낙하산 인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위기와 지역소멸 위기의 정점에서 BNK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금융의 특성과 현안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난 5년간 중소기업 소상공인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온 이미 검증된 CEO 선임이 절실하다”며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다시 한 번 깊이 새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법에 의한 공정’이 아니라 ‘법을 이용한 불공정’”이라며 “막을 방법은 투쟁밖에 없고, BNK 기준 변경과 기업은행과 관계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10만 조합원이 낙하산 저지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도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해 금융권에 모피아 낙하산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모피아(Mofia)란? 재무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옛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등)의 영문 약칭 MOF(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옛 재무부 인사들이 정계, 금융계로 진출해 큰 영향력을 발휘하자 만든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