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기간제 돌봄교사’ 정규직 전환해 돌봄 공백 채워야”
“중구청, ‘기간제 돌봄교사’ 정규직 전환해 돌봄 공백 채워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2.12.14 22:24
  • 수정 2022.12.1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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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형 초등돌봄교실 기간제 돌봄노동자 27명, 내년 2월 계약 만료 예정
돌봄노조 “노동자 생계 위협뿐 아니라 돌봄 공백 문제도 발생”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가 전국돌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가 전국돌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중구형 초등돌봄교실의 기간제 돌봄노동자 27명이 내년 2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돌봄노조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조치 시행을 촉구했다. 중구형 초등돌봄교실 사업은 현재 서울시 중구시설관리공단 사회서비스사업단이 임시로 운영·관리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전국돌봄노동조합(위원장 김현종, 이하 돌봄노조)은 14일 서울 중구청 앞 광장에서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전국돌봄노동조합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약 30명이 참석했다.

현재 중구형 초등돌봄 사업에 종사하는 88명 중 27명이 기간제다. 돌봄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간제로 채용된 이들은 올해 5월 1차 업무평가를 받은 결과 정규직 전환을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준점수 이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달 말까지 예정된 2차 업무평가를 받고 그에 따른 정규직 전환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평가 관련 절차가 이행되지 않아, 이대로라면 내년 기간제 돌봄노동자 27명은 계약 만료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것이 돌봄노조의 설명이다.

백지연 돌봄노조 서울중구지회 지회장은 “2차 평가만 남겨둔 상황인데 평가 관련 조치가 아무것도 실시되지 않고 있다”면서 “평가 미실시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한 돌봄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되는 문제도 있지만, 아이들 돌봄 공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돌봄교실 1개당 돌봄교사 2명 배치가 원칙이다. 돌봄교사 1명이 빠지면 대체교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단기로 근무하는 대체교사는 행정업무 등을 할 수 없어 기존 돌봄교사의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에 참가한 전국돌봄노동조합 조합원이 자유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에 참가한 전국돌봄노동조합 조합원이 자유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또한 돌봄노조는 중구청이 내년까지 현행 중구형 초등돌봄 사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을 두고, 돌봄을 제공하는 기간제 돌봄노동자들의 고용 유지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중구청이 초등돌봄교실 운영을 서울시교육청으로 이관하거나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자, 돌봄노동자와 학부모들은 “돌봄서비스 질 저하를 막기 위해 지자체의 돌봄교실 직영 운영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에 지난 7일 김길성 중구청장은 중구 교육지원정책 발표회에서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초등돌봄 사업에 대한) 향후 방향을 정하기 전까지는 현행 돌봄 직영 운영을 내년까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의대회에서는 돌봄노동자들의 현장 발언이 이어졌다. 중구형 초등돌봄 청구초센터에서 일하는 박미정 돌봄노조 조합원은 “코로나로 인해 모든 곳이 문을 닫고 있을 때 돌봄교실은 문을 열었다. 우리 돌봄교사들은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돌봄업무를 수행하며 자리를 지켰다”며 “아이들 다 키우고 나이 50 돼서 찾은 일터가 돌봄센터였다. 아이들이 선생님하고 부를 때 기분이 너무 좋다. 여기서 계속 일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중구형 초등돌봄 중림센터 센터장인 이현숙 돌봄노조 조합원은 “내년 돌봄 관련 계획을 의논해야 할 계약직 선생님이 떠나면, 올해처럼 사고와 민원 없이 우리 아이들을 세심하게 보살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답답한 상황”이라며 “돌봄선생님들은 아이 한 명 한 명을 파악해 맞춤 돌봄을 하는 돌봄 전문가다. 이들이 불안 속에서 일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에서 노우정 전국돌봄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에서 김현종 전국돌봄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결의대회가 끝나고 돌봄노조는 김동경 중구청 정책특보, 중구시설관리공단 사회서비스사업단의 박광호 단장·전용호 팀장과 면담을 했다. 돌봄노조 주장에 대해 중구청은 “돌봄노동자 고용 등에 관한 문제는 중구시설관리공단에서 다루고 있어 중구청도 공단의 입장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구시설관리공단 사회서비스사업단은 “공단이 초등돌봄 사업을 한시적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 공단과 초등돌봄 사업을 분리하는 방향의 논의가 진행되면서 현재 (공단이) 섣불리 어떤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간제 근로자분들의 고용 유지 문제도 고민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시행된 중구형 초등돌봄은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의 돌봄 공백 또는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 최초로 구청이 직접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현재 중구에는 학교 내 유휴시설을 이용한 학교 내 돌봄센터 9개, 학교 밖 돌봄센터(우리동네 키움센터) 7개가 설치돼 있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 중이다. 당초 중구형 초등돌봄은 별도의 재단을 설립해 운영될 계획이었으나, 해당 계획이 무산되면서 공공시설을 유지 보수·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에 의해 임시 위탁 운영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에서 전국돌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구청 앞에서 열린 '기간제 전원 정규직 전환! 공백인력 신규채용!' 결의대회에서 전국돌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