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대표성과 다양성을 높이려면?
국회의 대표성과 다양성을 높이려면?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02.14 11:35
  • 수정 2023.02.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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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토론회 열려
"중대선거구제는 오히려 양당제 강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해야" 등 여러 목소리 나와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제22대 국회의원 선거(2024년 4월 10일)가 다가오며 국회의 대표성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선거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토론회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주최하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주관했다.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국민들은 다당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9일~11일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치개혁의 방향을 묻는 말에 '다당제 구도로의 전환'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52.3%였다. 또, 지난 1월 21일 MBC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다당제가 적합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6.8%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대선거구제를 해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2일 조선일보와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조성복 중앙대학교 교수는 중대선거구제는 오히려 양당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복 교수는 "한 선거구에 2명을 뽑으면 기존 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것이 아니라 기존 2개의 선거구를 하나로 통합하고 거기에서 2명을 뽑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개편 전과 다름없이 양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 선거구에서 3~4명의 당선자를 내도록 제도를 설계하더라도, 선거구가 3~4배 커지기 때문에 선거비용은 늘어나고, 정당별 복수 출마를 허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다시 거대양당이 의석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며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반대했다.

조성복 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한 선거제는 독일이 채택하고 있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유권자가 정당에 1표, 지역구 후보에 1표씩 행사한 후, 정당이 정당투표에서 득표한 비율만큼 지역구에서 확보하지 못한 의석수를 보충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렇게 정당투표에 비례해 결정된 총의석수를 다시 권역별로 재분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조성복 교수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면 정당투표 득표만큼 의석을 받으므로 사표가 줄어들어 민심 왜곡이 줄어들 것이다. 그로 인해 군소정당의 의회 진출이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당투표가 중요해지므로 정당의 중요성이 대두될 것이다. 인물 중심의 인기투표보다 정당의 정책 중심의 선거가 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성복 교수는 공천권이 지도부가 아니라 당원에게 있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조성복 교수는 "독일에선 지역 당원이 비밀투표를 통해 후보를 선출한다. 이런 제도가 법에 명시돼 있다"며 "공천권이 당원에게 있어야 지역 정당이 발전하고, 정치 신인이 중앙이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라고 주장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지난 1월 19일에 보수와 진보 시민사회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선거개혁 3원칙을 발표했다"며 ▲국회의 대표성 확보 ▲지역 일당 지배 체제 타파 ▲유권자들이 정당의 공천권을 가지는 개혁을 강조했다. 이어 "발제자(조성복 교수)가 말한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괜찮은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2대 국회는 민식이 어머니가 의사당에 와서 무릎 꿇지 않아도 되는 국회였으면 좋겠다. 김용균 씨 어머니 대신 눈물 흘리는 의원이 있는 국회였으면 좋겠다"며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곳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오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의원들이 모두 모였다. 앞으로도 이런 초당적 논의를 통해 새로운 선거제도를 만들기 위해 힘써달라"고 말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에 일하는 사람(노동자)이 몇 명인가. 아무리 못해도 50%는 된다. 그러면 국회에 일하는 사람을 대변하는 사람이 전체의 50%는 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엘리트들이 주로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며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국회를 현장과 가깝게 바꾸는 일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이라며 "오늘 토론회를 주관한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에서도 선거법 개혁 논의를 계속 이어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 참석자 및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 참석자 및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