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4주년 승강기안전공단노조, “안전은 공공이 제 역할 할 때 이뤄져”
통합 4주년 승강기안전공단노조, “안전은 공공이 제 역할 할 때 이뤄져”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2.23 18:19
  • 수정 2023.02.23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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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승강기안전공단노동조합 통합 4주년 기념식 및 정기총회
조합원 1,200여 명과 내·외빈 300여 명 모여 축하
승강기안전공단노조가 23일 오후 2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6홀에서 노동조합 통합 4주년 기념식과 조합원 정기총회를 진행했다.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한국노총 공공연맹 한국승강기안전공단노동조합(위원장 박철구, 이하 승강기안전공단노조)이 노동조합 통합 4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와 조합원 정기총회를 진행했다. 행사는 23일 오후 2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6홀에서 열렸다.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2016년 7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 통합하며 설립됐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우리나라에 설치된 승강기 안전인증과 검사, 사고조사,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한다. 승강기 안전관리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한 승강기 종합정보시스템도 운영한다. 우리나라의 승강기 보유 대수는 약 80만 대로, 세계 7위 수준이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 갑작스럽게 통합된 후 양 기관에 각각 조직돼 있던 노동조합들은 기관 안정을 위한 노동조합 통합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 노동조합은 2017년 3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협정서를 맺는 과정을 거쳐 2018년 9월 공식적으로 통합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박철구 승강기안전공단노조 위원장은 “수많은 어려움은 조합원 여러분의 지지와 경영진의 협조가 없었다면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국민의 편리하고 안전한 일상을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업무에 임하시는 조합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준 내빈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승강기 안전관리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부하지만, 정작 안전관리와 검사를 수행하는 우리 조합원들의 처우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대체인력은 한 명도 없는 인력 부족 상황에서 이미 수립된 검사 일정과 민원을 수행하기 위해 응급실에 실려 가지 않는 이상 검사현장에 나가야 한다”며 “한 명의 인력 증원도 기재부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로, 잔치를 해본 적도 없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안전한 사회와 공공성 확보는 공공이 각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할 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용표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이사장도 “승강기 안전과 승강기 산업 진흥에 노와 사가 있을 수 없다. 노사가 함께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될 것이라 확신하지만, 검사 인력 부족과 재무 상황 악화 등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노사가 소통하며 지혜와 힘을 모은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 자리가 노사가 더욱 소통하고 화합해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행사에는 조합원 1,200여 명 외에도 내·외빈 300여 명이 참석해 승강기안전공단노조에 축하와 격려를 건넸다. 공공연맹 위원장이기도 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승강기안전공단노동조합과 함께해온 시간이 15년 가까이 된 것 같다.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위한 동지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여러분의 무궁한 발전을 같이 노력하겠다”며 “1년에 4만 대씩 늘어나는 승강기가 안전 검사를 필요로 해서 검사 인력이 당연히 늘어나야 하는 상황인데도 획일적인 공공기관 정책에 인력과 예산이 묶여 있다. 조합원들의 처우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공공연맹 8만 동지들과 한국노총 150만 동지의 뜻을 모아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승강기안전공단 노동자들은 공단이 통합한 지 불과 2년 만에 통합해 유례없는 선구자 역할을 했다. 통합 이후 지속적으로 노사 상생의 문화를 선도하는 박철구 위원장과 이용표 이사장, 조합원 여러분들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며 “현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으로 기능 축소, 조직 및 인력 감축, 예산절감, 복리후생 축소 등을 추진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국민의 안전은 공공부문이 책임져야 한다. 조합원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행사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기재위), 김웅 국민의힘 의원(행안위),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행안위),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기재위)도 자리했다. 고용진 의원은 “오늘 국회에서 네 분이 왔는데, 기재위 두 분과 행안위 두 분을 부르신 이유가 있을 것 같다”며 “어제 기재부에 국민의 안전에 대한 기관에 인원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애쓰시는 만큼, 여러분들의 처우에도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은 “노동자를 지켜줄 수 있는 첫 장치는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이 강해야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힘을 내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철구 위원장과 노동조합이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노동자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석 의원은 “정부가 얼마 전 노동조합을 폭력 집단이라 하고, 청년들 직장을 빼앗는 단체로 매도하고 있어 우리 노동자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힘들 것 같다”면서도 “오늘 이 자리에서 연대 의식을 공고히 해 똘똘 뭉쳐 투쟁해 간다면 열악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주영 의원도 “건물을 오를 때마다 승강기안전공단 조합원 여러분이 있기에 안전히 다닐 수 있다 생각하며 노고를 잊지 않겠다”며 “위원장을 중심으로 뭉쳐 힘차게 전진하는 노동조합이 되기를 기원하며 늘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승강기안전공단노조의 통합 4주년 기념식은 지난해 11월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노조는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며 행사를 취소하고 준비한 음식 등을 지역 복지기관에 기부한 바 있다. 이날 승강기안전공단노조는 1부 행사인 기념식을 마친 후 조합원 정기총회 등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