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 김종윤 <기아문화유산답사회 회장>
  • 승인 2009.02.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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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역사 어우러진 해상관광 중심지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여수

▲ 여수 돌산대교 야경 ⓒ 기아문화유산답사회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결정된 여수는 400여 개의 섬들이 다도해를 감싸 안고, 한려수도 국립공원 푸른 바다의 수려함이 변화무쌍한 해안선과 잘 어울리는 남해안 최고의 여행지이다.

여수는 영취산, 흥국사, 진남관, 오동도, 향일암 등 내륙 관광지도 많지만 바다로 나가면 거문도와 백도 그리고 사도 등 아름다운 섬이 많아 해상관광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 흥국사

▲ 흥국사 홍교 ⓒ 기아문화유산답사회

영취산·진례산을 기점으로 자리한 흥국사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나라가 흥하면 이 절도 흥할 것’이라는 염원이 담긴 호국의 절로 발걸음을 옮길 만하다.

◈ 진남관

▲ 진남관 ⓒ 기아문화유산답사회

여수시 군자동 472번지에 위치한 진남관은 옛 전라좌수영 터에 자리한 객사로 이순신 장군이 호령하는 소리가 진남관 75칸을 채우고도 넘쳐 눈앞에 펼쳐진 돌산대교 무술목까지 쩌렁쩌렁 울릴 것 같다.

▲ 진남관 전경 ⓒ 기아문화유산답사회


◈ 향일암 

▲ 향일암에서 바라본 여수 앞바다 ⓒ 기아문화유산답사회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도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의 하나이고, 기도의 힘이 크다 하여 정성을 드리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구암이라고도 하는 향일암은 대웅전 위에 있는 거북바위 생김새가 불전을 지고 바다로 뛰어들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이 형상은 피안의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반야용선’의 구도를 위해 수도 정진하는 도량으로 일반인에게 등 뒤에는 산이, 눈앞에는 바다가 푸르게 펼쳐져 있어 모든 시름을 덜어준다.

또한 향일암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출 명소로도 유명한데, 해남 땅끝마을,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남해안의 3대 일출명소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매년 1월1일에는 향일암 일출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 곳 ‘해맞이 명소’에 몰려들어 발 딛을 틈조차 없으므로 오히려 그날을 피해 해맞이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향일암 아래에는 거북해안이라 불리는 아늑한 해안선과 임포항 그리고 봄을 알리는 동백꽃 군락지가 있어 작은 어촌의 평화로운 풍경과 이른 봄에는 만개한 동백꽃을 즐길 수 있다. 또 일주문을 지나 향일암으로 오르는 길은 낭떠러지 같은 벽과 바위 틈새 길인 석문을 지나는 등 기괴한 모양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 오동도

▲ 오동도 전경 ⓒ 기아문화유산답사회

오동도는 천혜의 미항인 여수시 수정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멀리서 보면 지형의 생김새가 오동잎처럼 보이고,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어 오동도라 불렸다.

오동도에는 두 개의 전설이 전해지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 섬에는 오동나무 열매를 따먹으러 많은 봉황새가 찾아오곤 했으나, 이제는 이곳 오동도에서 오동나무를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는 고려시대 공민왕조의 요승(妖僧) 신돈이 공민왕에게 전라도에 왕이 나올 징조라고 고하여 벌채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 후 한 때는 이충무공이 이 섬에 대나무를 심게 한 후 대나무가 무성하자 이 섬을 대섬이라고 불렀고, 신우대는 조일전쟁(임진왜란) 때 화살대로 많이 쓰였다 한다.

오동나무의 뒤를 이어 오동도의 상징이 된 동백나무에도 슬픈 전설이 있다.

먼 옛날 오동도에는 귀향을 온 한 쌍의 부부가 땅을 개간하고 고기잡이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고기잡이를 나간 틈에 도둑이 들었다. 혼자 있던 어부의 아내는 집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놓으며 사정했으나, 도둑은 끝내 겁탈하려 했고 절개를 지키려던 여인은 남편이 돌아오는 방향인 동남쪽 낭떠러지에서 투신해 죽고 말았다.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던 어부는 낭떠러지 밑에 떠오른 아내의 시체를 발견했고, 아내의 시신을 섬의 정상에 정성껏 묻어 주었다. 이 일이 있은 얼마 후 그 묘에 여인의 절개를 나타내듯 신우대와 동백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이 여인이 도망가서 죽었던 길을 오동도 전설로라 하는데, 이후부터 오동도에는 오동나무 대신 동백나무가 많이 번져 눈보라 속에서도 그 꽃을 피우기 때문에 여심화(女心花)라 부르기도 한다.

▲ 오동도의 상징 동백꽃 ⓒ 기아문화유산답사회

초입 매표소 뒤쪽으로 30미터 정도 오르면 오동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탁 트인 여수항과 오동도를 볼 수 있고, 동백열차를 타고 섬 안에 들어가면 싱싱한 해삼, 멍게, 횟감이 가득한 횟집과 이순신 장군이 호령하던 다도해에서 유람선을 타고 즐기는 해상관광이 가능하다.

또한 울창한 동백과 천연수림이 우거진 해안 산책길을 따라 섬을 일주할 수도 있고, 잔디 광장에는 조일전쟁 당시 이순신 장군이 여수 선소에서 거북선을 만들어 왜적을 물리친 거북선과 판옥선이 실물 크기의 4분의1로 만들어져 전시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30분 간격으로 장중한 음악이 터져 나오는 음악분수대가 있어, 특히 밤에 이곳을 찾는 선남선녀들에게 환상적인 화려한 조명과 더불어 잊을 수 없는 영원한 추억을 안겨주는 곳이다.

 

 

김종윤 회장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였던 전남 강진의 다산초당마을에서 태어났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문화유산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4년 문화해설사 과정을 수료하고 남도 문화유산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안전환경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종윤 회장은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은 동료들과 함께 2005년 기아문화유산답사회를 창립했다. 기아문화유산답사회는 월 1회 정기답사를 가는데 회원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7년 12월에는 이런 답사 기록을 모아 <남도의 문화유산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출간했고 여기에 야생화 이야기를 덧붙인 재판은 2008년 2월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