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시스템 노사 창사 이래 첫 단협 체결
IBK시스템 노사 창사 이래 첫 단협 체결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04.03 19:01
  • 수정 2023.04.06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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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지속적인 투쟁과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으로 노사관계 국면 전환
IBK시스템지부 녹색병원에 기부로 새 노사관계 시작 알릴 예정
[인터뷰] 유정기 금융노조 IBK시스템지부 위원장
3일 오후 IBK 시스템 노사가 창사 이래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유정기 금융노조 IBK시스템지부 위원장, 김윤기 IBK시스템 대표이사. ⓒ 금융노조

갈등을 빚었던 IBK시스템 노사가 첫 단체협약을 맺고 새로운 노사관계 시작을 알렸다.

3일 오후 5시 IBK시스템 노사가 단체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체결식에는 유정기 금융노조 IBK시스템지부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조합 간부, 김윤기 IBK시스템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참석했다.

IBK시스템 노사는 1991년 창사 이래 첫 단체협약을 맺은 것으로, 2021년 6월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2년여 만에 노사가 접점을 만든 것이다.

이전까지 IBK시스템의 노사관계는 녹록지 않았다. 2021년 8월에 첫 임금교섭과 단체협약교섭을 실시했으나 계속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임금교섭의 경우 작년 10.4% 인상으로 타결했고, 단체협약교섭의 경우 IBK시스템지부의 장기 투쟁과 함께 새로운 대표이사가 오면서 노사관계의 물꼬가 트여 올해 체결에 이르렀다.

아래는 유정기 금융노조 IBK시스템지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유정기 금융노조 IBK시스템지부 위원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 이번 교섭 체결로 2년여의 투쟁을 마무리한다. 심경이 어떤가?

투쟁의 뜻과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하면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선배들이 많이 말한 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작년에는 언제 끝날까 생각했는데, 체결이 되니 오히려 평온한 마음이다.

- 쟁점이 많았는데, 이번 단체협약 주요 합의 사항은 무엇인가?

작년 조합원 자격에 대해 쟁점이 계속됐다. 이번 합의로 신규 직원은 자동으로 노동조합 가입되고, 자유로운 탈퇴도 가능하다. 금융산별 노사관계에서 금융노조의 파트너인 사용자협의회에 IBK시스템이 들어오는 것도 쟁점이었는데, 하반기 재논의하기로 했다.

노동조합 활동 부분에서는 그렇고, 회사 내규 차원에서는 복리후생비를 증액했다. 또한 모성보호 관련해 육아휴직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관련해서도 변경했다. 노사 서로가 모두 만족스럽진 않지만 좋은 결실 맺은 것 같다.

- 노사관계 국면 전환을 이룰 수 있었던 키(Key)는 어떤 것인가?

신임 대표이사가 오면서 국면 전환을 이뤘다. 이전 대표이사와도 10.4%라는 임금 협약 결실을 맺었지만, 서로 쌓인 앙금이 있어 아쉬운 부분을 서로 풀지 못하고 단체협약 체결로는 나아가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사관계도 건설적으로 가다 보니 계열사 노사관계 문제도 해결된 측면도 있다고 본다.

-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신생 노동조합인 만큼 조합원들이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 함께해서 큰 힘이 됐다. 일치단결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고, 더 많은 조합원들이 가입해 함께 했으면 한다. 회사가 32년차인데, 우리 노동조합도 30년, 100년 갈 수 있게 같이 했으면 좋겠고, 그 선봉에는 제가 설 것이다.

- 향후 지향하고자 하는 노사관계의 모습은?

직원들의 처우 문제가 개선된다면 회사랑 소통하고 화합하는 관계로 가고 싶다. 아직까지는 임금 부분이 동종업계 비해 뒤처져 그 부분이 앞으로 해결된다면 노사가 상생하고 화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

- 긴 투쟁을 산별노조와 함께 했다.

금융노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년 임금 인상도 산별로 뭉친 본조와 지부가 연대해줘 가능했다. 이번 단체협약 쟁점들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컸다. 신규 노동조합으로서 산별노조가 없었다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긴 투쟁을 할 수 있는 원동력도 만들 수 없었을 것 같다. 산별에 의지할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투쟁하는 데 힘이 됐다.

한편 IBK시스템지부는 노사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자 기부 활동을 진행한다. 투쟁 2년의 시간 동안 유정기 IBK시스템지부 위원장이 길렀던 머리카락은 어머나운동본부에 기부했고, 오는 4일 IBK시스템지부는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300만 원을 녹색병원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