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 2,000원 제시··· “실질임금 하락 고려”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 2,000원 제시··· “실질임금 하락 고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4.04 16:18
  • 수정 2023.04.04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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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2024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물가 폭등 속 저소득 노동자 생계비 확보”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2024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을 발표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이 시급 1만 2,000원(월 환산액 250만 8,000원) 이상 인상돼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 9,620원보다 약 24.7% 인상된 금액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2024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을 발표했다.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는 오는 18일 개최될 예정이다. 

양대노총은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물가 폭등 속 저임금·저소득 노동자의 생계비 확보와 위축된 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2024년 적용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대노총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 문제를 짚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실질임금은 5.5% 삭감이며 10개월째 연속 감소”라며 “사회 양극화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저임금노동 해소를 위해,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은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과거 이명박 보수정권에서 국민의 생활필수품을 구성해 만든 이른바 ‘MB물가’도 10%대로 폭등했다”면서 “물가폭등에 따른 극심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노동자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부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최저시급 1만 2,000원은 실질임금 삭감으로 신음하고 있는 위기 노동자 가구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이야기했다. 

양대노총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 요구 근거로 네 가지를 이야기했다. 유동희 한국노총 정책1본부 선임차장은 △최근 물가 폭등에 따른 노동자 생계비 부담 △물가 폭등 현상으로 인한 실질임금 저하 △최저임금 결정 기준인 노동자의 가구생계비 미반영 △해외 주요국의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활성화 사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노동자가 어느 정도 임금을 받아야 생활 가능한가를 상식적으로 봤을 때 월급 250만 원, 시급 1만 2,000원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양대노총은 생계비, 임금지표 등 추가적인 공식 통계가 확보되는 시점에 맞춰서 요구안을 정교화한 뒤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동계는 최저임금제도 개선안도 함께 요구할 예정이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등) 현행 최저임금제도의 미비한 내용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최저임금을 올려도 최저임금 노동자들과 최저임금 연관 노동자들의 임금은 오르지 않는다”며 “양대노총은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그리고 이후에도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노총은 최저임금 제도 개선안으로 △최저임금 결정 시 가구생계비 반영 △사업의 종류별 구분 적용 삭제 △(최저임금 인상 시 하도급대급 인상 등) 도급인 책임 강화 △(최저임금 미달 임금체불 사업장 노동자) 최저임금 차액에 대한 정부 지급 △최저임금 미적용 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방안 수립 △산입범위 원상회복 및 통상임금 간주 △장애인 등 최저임금 적용제외 폐지를 요구했다.

한편 올해 양대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9명에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 곽현희 한국노총 콜센터노조연대 의장,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 김수정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수석부위원장, 정용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등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