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러들이 노조 만든 이유
구글러들이 노조 만든 이유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04.13 17:55
  • 수정 2023.04.13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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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IT업계 인원 감축 바람 번지면서 노동조합 만들어
구글코리아 노동자들,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가입
지난 11일 구글코리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가운데가 김종섭 지부장. ⓒ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구글코리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IT업계에 인원 감축 바람이 불자 노동자들이 울타리를 만든 것이다.

11일 오후 구글코리아 노동자들이 서울시 강남구 본사 인근 회의실에서 노동조합 설립총회를 열었다. 총회를 통해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구글코리아지부를 설립했다. 이날 구글코리아 노동자들은 지부 운영규정을 제정하고, 지부장·부지부장·사무국장을 선출했다.

초대 지부장으로 선출된 김종섭 지부장은 “최근 미국 IT업계를 휩쓸고 있는 추가 인원 감축 바람이 계속 불고 있어 일방적인 감원 방식과 지속적인 고용불안을 느끼는 직원들이 불씨가 돼 지난 3월부터 물밑 작업을 거쳐 노조 설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올해 1월 말 전체 인력의 약 6% 수준을 감축하겠다고 공지했다. 구글 본사 기준 약 1만 2,000명 규모이다. 당시 구글 본사는 감축 규모나 감원 대상자 여부를 3월에 추가 공지하겠다고 한 바 있다. 구글코리아도 3월에 맞춰 직원들에게 권고사직 수준의 직무폐지를 통보했다는 게 구글코리아지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구글코리아지부는 “구글코리아는 최근 4년 연속 직장인 행복도 1위로 선정돼 ‘꿈의 직장’이라 불렸지만 같은 빅테크 기업인 트위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처럼 결국 직원들에게 감원 칼날을 들이댔다”고 지적했다.

김종섭 지부장은 “구글코리아 직원의 고용안정, 근무환경 및 복지 향상을 통해 직원과 회사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구글 노조와도 협력해 시너지를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구글코리아지부는 구글코리아 소속 680여 명 직원,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소속 170여 명 직원 등 총 850여 명이 직원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해 일자리와 노동기본권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한편 다른 나라에 위치한 구글에서도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다. 2021년 초에는 구글을 비롯한 모기업 알파벳 산하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만든 알파벳노동조합(Alphabet Workers Union)이 생겼다. 당시 직장 문화, 반윤리적 연구개발에 반대하며 만들었다. 구글 일본법인에서도 올해 3월 초 구조조정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