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의 미래, 청년 간부들에게 듣다
금융노조의 미래, 청년 간부들에게 듣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06.14 07:59
  • 수정 2023.06.14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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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노동조합을 위해 고민 필요
노동조합이 젊다는 건 나이가 아니라 ‘유연한 사고’

[좌담] 금융노조, 청년 조합원의 마음을 담다

왼쪽부터 윤재식 KEB하나은행지부 국장, 조원준 우리카드지부 부위원장, 김태균 광주은행지부 서울지국장, 방미연 한국산업은행지부 국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어디든 그렇듯 노동조합도 다음을 고민한다. 미래의 노동조합을 꾸려나갈 젊은 간부들, 젊은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항상 과제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이를 고민하며 청년 사업을 펼칠 생각이기도 하다. 과제와 그걸 해결해보고자 하는 사업 이전에 현실을 알아보려 당사자들인 금융노조 청년 간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좌담은 5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진행했다.

- 소개 먼저 부탁한다.

방미연 : 한국산업은행지부에서 일하고 있다. 31살이다. 은행 들어온 지는 7년차인데, 노동조합 활동한 지는 이제 5개월차여서 노동조합에서는 새내기다.

김태균 : 저도 5개월됐다. 광주은행지부 서울지국장이다.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직장 생활은 13년차 정도 돼가고 나이도 40살이 됐다. MZ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웃음)

조원준 : 우리카드지부 부위원장이고, 올해 35살이다. 회사는 8년째 다니고 있고 노동조합 활동은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1년 반 정도 하고 있는 중이다.

윤재식 : KEB하나은행지부 국장이다. 입행은 2019년에 했다. 올해 35살이고 노동조합 활동은 올해 1월부터 시작했다.

사업장을 변화시키는 노조,
노조와 조합원들 거리감은 좁혀야

- 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하기 전에 노동조합을 어떻게 생각했나?

김태균 : 임단협이 진행될 때 임금과 복지 수준이 바뀌니까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가 협상 시기가 아닐 때는 노동조합이 뭐하는지 관심을 크게 갖지는 않았다. 현업에 바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많은 직원들이 비슷할 거다.

방미연 : 신입행원 연수 때 노동조합에서 강연을 하러 왔다. 저는 그분들이 은행원이 아닐 거라 생각했다. 조끼를 입고 노동조합 노래를 부르고 알려주고, 보통과는 구별되는 특징이라서 그들만의 세계라 생각했다. 저를 대표한다기보다는 노동조합만의 무엇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경력이 쌓이면서 노동조합을 통해 고충을 회사에 전달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조금씩 노동조합과 가까워졌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하고, 노동자를 대표해서 사회를 개선해 나가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이전에 생각했던 것들과 다른 지점들은 무엇이었나?

김태균 : 우리 조합원들을 위해서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대외적인 업무가 많았다. 다른 노동조합과 연대하고 돕는 일이 많았다. 다른 노동조합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부분을 새롭게 느꼈다.

조원준 : 저도 무척 공감한다. 외부 활동이 이렇게 많을지는 몰랐다. 그리고 입사하고 동기나 같은 직급 사람들만 보니까 제가 생각하는 것, 그리고 주변에서 생각하는 게 항상 옳은 줄 알았다. 제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 전에 예전 집행부에서 인사제도 변경과 관련된 일이 있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그래서 저는 당시 노동조합이 왜 우리 생각을 듣지 않고 행동하는지 의문이 굉장히 컸다. 그런데 찬성하는 조합원 비중도 컸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이 참 다양한 생각을 가졌구나, 그리고 노동조합이 이걸 조율해나가는 게 참 힘들고 그게 당연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방미연 : 비슷한 생각이다. 우리 산업은행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더 들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참 어려운 일이고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도 많이 느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몰랐다. 왜 이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까지도 했다.

윤재식 : 영업점 문화의 조그마한 변화도 노동조합에서는 엄청난 노력과 많은 회의, 회사와의 치열한 협의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걸 알았다. 작은 변화에도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하면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을까?

-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재미와 보람을 느낄 때는?

김태균 : 다들 똑같이 생각할 것 같다. 노동조합이 말한 정책을 해내고, 불합리한 부분들을 해결했을 때 바뀌는 게 보이고 직원들이 고마워할 때다.

방미연 : 조합원들이 응원하고 지지할 때.

윤재식 : 지점에 나가서 조합원들에게 인사하면 반겨줬을 때 재미와 보람이 있다. 코로나19가 풀리면서 비대면 노동교육을 준비하고, 교육을 진행하면서 분회장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을 때 준비는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조원준 : 미혼 직원에게 생일휴가를 쓸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신설했다. 기혼 직원이 결혼기념일에 휴가를 쓸 수 있는데, 미혼 직원들은 못 쓰니 대신 쓸 수 있는 걸 만든 거다. 조합원 중에 한 분이 이건 노동조합이 없었으면 안 됐다고 이야기해줬을 때 굉장히 뿌듯했다.

-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고민은 무엇인가?

윤재식 : 운영적인 측면은 저는 사실 물리적인 제약이 가장 큰 것 같다. 노동조합 간부 수는 한정적이고 지점 수는 전국에 몇 백 개가 되니 현장의 소리를 모두 담고 싶은데 어려움이 조금 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모든 분들을 만족시키는 방안,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고민이 있다. 이럴 때는 현장에 가서 조합원들에게 물어보는 편이다. 경험적으로 10명 중에 6~7명이 괜찮다면 노동조합 사업을 진행해도 괜찮다.

조원준 : 아무래도 어떻게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을까가 고민이다. 같은 부서끼리 혹은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조합원 만남을 노동조합이 갖는다. 그런데 개인이 의견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조합원들이 이야기하는 고충이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껄끄러울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작년부터 전 조합원 1대1 상담을 진행 중이다. 30분씩 개별 상담을 하고 있다. 이렇게 개별 상담을 진행한 후 모여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해볼까 한다.

김태균 : 저희도 그래서 1대1 면담을 진행했고, 2분기에는 그룹으로 만날까 한다. 그리고 면담 리스트를 만들어서 주요하게 해결해야 할 사항들, 중요한 이슈는 노동조합 간부들끼리 공유하고 해결해나가고 있다.

방미연 :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라는 큰 투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 개개인 면담이나 고민을 듣는 것에 힘을 많이 쏟진 못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아이디어로, 조합원들의 힘으로 싸우고 있다. 엄청 큰 무언가가 있다 보니 조합원들의 노동 조건 개선을 해결할 시간이 부족해 아쉽긴 한다. 예를 들자면 산업은행에는 다양한 직군들이 있는데, 저임금 직군도 공공기관의 낮은 임금인상률에 적용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 싶은데 당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에 집중하고 있다.

노조가 젊다는 건
나이가 아니라 ‘유연한 사고’

- 노동조합에 젊음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많다. 여기에 어떻게 생각하나?

김태균 : 노하우도 필요하고 젊음도 필요하다. 은행을 전반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젊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원준 : 저는 특별히 생물학적으로 젊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회사와 협의를 할 때 나이가 든 게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상대방이 임원이고 부장이니 노동조합 간부와 띠동갑 이상으로 차이나기도 한다. 협의를 하다 보면 어리다고 무시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젊음이라는 건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세라고 본다. 정신적인 젊음의 문제지 생물학적 젊음일 필요는 없다.

윤재식 : 저도 같은 생각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이 젊은 것 같다. 젊은 꼰대도 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노동조합에 오면 노동조합은 더 소통이 안 될 거다. 그리고 노동조합에서는 노하우도 나이의 힘도 필요하다. 사측의 결정권자들이 50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방미연 : 저는 노동조합이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MZ노조라고 일컬어지는 새로운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다. 이 노동조합들의 특징이 기존 노동조합과는 용어를 달리하려고 한다든지, 세련됨을 가져가려고 한다. 아까도 말하긴 했지만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노동조합은 우리 다 같이 하는 거고 우리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거야를 보여주려면 변화가 필요하단 거다. 연대투쟁가 좋아한다. 그런데 싫어하는 분들도 있다. 노조 관련 노래 가사에 ‘폭력집단 경찰과 군대 있지만’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지금 생각하는 군대와 경찰은 시민을 위해 노력해주는 모습이다. ‘구사대 폭력 물리친 우리’라는 가사도 나오는데, 구사대가 뭐지 하는 거다. 세대가 바뀌었으면 노래도 바뀌고 가사도 변화해야 한다. 대학에서 응원가도 계속 업데이트된다. 그리고 업데이트를 할 때 젊은 층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으면 한다.

김태균 : 광주은행지부 속보 보셨는지? 저희 속보가 과거로 돌아간 속보라고 생각하면 된다. 좀 더 강한 표현을 쓴다. 그런데 직원들이 좋아한다. 속보가 올라오면 접속이 몰려 순간 클릭이 안 된다.

방미연 : 저희는 뭔가 주먹 같은 느낌은 빼고 나가고 있다. 시각적으로 깔끔하고 가독성 있는 걸 추구한다. 강함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알리는 것은 보기 좋게 해주는 걸 조합원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김태균 : 반대로 저희는 정확하게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요구한다라는 느낌을 속보를 통해서 받을 수 있으니까. 직원들이 더 좋아하고 열심히 보더라. 심지어 부지점장이 읽어주는 경우도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과거로 회귀하는 것도 일정 부분에서는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윤재식 : 그래서 젊음이라고 하는 게 적재적소에 필요한 변화를 주는 것, 유연함이 있는 것인 것 같다.

김태균 : 그렇다. 어느 때는 세련되게, 필요할 땐 강하게 말이다.

지난 5월 11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금융노조 청년 간부 좌담회를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조합원 노조 활동 참여의 열쇠는?
자연스러운 소통,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

-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노동조합 활동 참여를 북돋을 수 있을까? 노동조합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최일선의 젊은 간부로서 생각을 들려 달라.

김태균 : 결국엔 소통인 것 같다. 많이 만나고 많이 이야기를 듣고, 그러면서 서로 친해지고. 그런 인간관계가 만들어졌을 때 노동조합 활동에 같이 해보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저도 그렇게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했었다.

윤재식 : 저도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EB하나은행지부에서 강조하는 게 현장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듣고 가장 많이 듣자는 것이다. 어떤 게 필요한지, 궁금한 게 무엇인지 영업점에 가서 조합원들에게 많이 묻는다. 그러면서 답을 드리고 의사소통해나가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소통만 잘 되도 노동조합 활동에 관심과 호감을 갖는다.

조원준 : 노동조합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노동조합에 대해 사회적 인식도 안 좋고, 나쁜 점만 강조된다. 그럼에도 남의 노동조합은 욕해도 나의 노동조합 활동에는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개별 정책에 반대할 수 있으나 노동조합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일단 노동조합이 있어야 임단협이나 여러 협상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 오히려 노동조합의 역할은 점점 강해질 것이라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그리고 꼭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노동조합 활동의 참여를 강제로 북돋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돋을수록 거부감을 가지는 조합원들에게는 역효과다. 노동조합 활동을 이렇게 할 것이고, 동조하는 사람이 알아서 참여할 수 있도록 끌어내는 방식이 필요하다.

방미연 : 내가 MBTI가 ◯◯◯◯이라는 정체성은 있어도 스스로 노동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먼저 자본가가 아니라 노동자고, 그래서 노동조합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아까 말한 것처럼 노동조합이 직원들에게 그들만의 리그로 다가가면 안 된다. 이번에 산업은행지부에서는 ‘KDB UNION’이라고 적힌 야구점퍼를 맞췄다. 젊은 조합원들과 같이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노동조합이라는 단어가 낯설 수 있는 제3자의 입장에서 다가가기 쉬운 방안을 고민해본 것이다.

- 소통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대 간 소통문제 이야기도 많다.

윤재식 : 세대 간 소통으로 규정하면 해결책도 한정된다. 요즘 MZ라는 말이 부정적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세대 간 소통 문제가 없었던 시대가 있었나 싶다. 예전에도 X세대, Y세대 다양하게 명명하면서 세대 특성을 이야기했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세대가 아니라 서로 성향이나 성격이 안 맞아서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세대 간 소통을 어떻게 할지가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조원준 : 소통을 그냥 하려고 하기 때문에, 서로 할 얘기가 없는데 괜히 자리를 만들어서 오히려 불통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까 억지로 하려는 소통은 불통을 불러온다는 거다. 회사에서 사내 동호회 지원을 많이 한다. 취미 활동으로 만나면 업무로 보지 않으니까 친밀감이 형성된다. 그래서 소통이 필요하다면 소규모 모임을 지원해서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김태균 : 저는 엮어서 소통한다. 나와 친한 직원을 통해 소개를 받고 함께 만나면서 관계를 쌓는 거다. 조금 더 그런 자리를 만들려고 하고, 직접 만나는 방법이 제일 좋지 않나 생각한다.

방미연 : 너는 ‘뭘 몰라서 그래’, ‘답답하다’라는 태도로 대화에 나서는 사람들하고 소통이 안 된다고 느낀다. 서로 의견 대립이 있더라도 뭔가 조율하고 서로 이해하려는 게 있으면 소통이 되는데, ‘뭘 안다고’라며 단절해버리면 이야기 안하는 게 마음 편하겠다는 생각이다. 세대를 떠나 서로 터놓고 이야기할 자세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노조는 앞으로 직원들에게 울타리,
그리고 편하게 올 수 있는 안식처

- 노동조합은 자신과 조합원들에게 어떤 공간이었으면 하는지?

윤재식 : 조합원들도 은행도 노동조합을 통해 오늘보다 내일 한 발자국 더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저에게는 그걸 위해서 노력하는 공간이 노동조합이다. 회사 생활이나 조직 문화가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음을 같이 느꼈으면 한다.

방미연 : 아까 말한 것처럼 노동조합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다. 살면서 누구와 크게 싸워본 적 없는데, 나름 굉장한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책임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노동조합이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고, 진짜 제대로 싸워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한다. 조합원들을 대표하면서 개인이면 하기 어렵지만 노동조합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인 조합원들을 대신해서 싸울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한다.

김태균 : 노동조합은 직원들의 울타리가 되는 공간이라 본다. 직원들의 힘듦과 어려움을 듣고 같이 해결해나가는 자리이다. 그리고 편하게 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안식처가 돼야 할 것 같다. 때로는 싸워주고 도와주고 쉴 수 있게 하는.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는 현업에 있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굳이 내가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는데,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모르는 걸 알고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 노동조합이 저에게는 그런 공간이다.

조원준 : 조합원들이 언제나 편안하게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노동조합이 존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최근에는 점심을 먹고 나서 조합원들과 카페 대신 노동조합 사무실에 와서 커피를 마신다.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한 번도 노동조합 사무실에 와본 적이 없다는 직원들이 대부분인데, 쉽게 찾아와서 커피도 마시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금융노조 역시 그렇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온라인이라든지 여러 가지 수단을 찾아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