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기업 구조조정 성공··· 부산 이전도 성공시켜야?
강석훈 산은 회장, 기업 구조조정 성공··· 부산 이전도 성공시켜야?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06.20 18:11
  • 수정 2023.06.20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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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열고 성과 및 현안 밝혀
산은 부산 이전 계획 정부에 제출해야 할 의무 있어··· 이전을 재도약 기회로
산은 ‘쌍용차’,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구조조정에서 주요 성과 내
20일 오후 산업은행 본점에서 강석훈 회장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0일 오후 산업은행 본점에서 강석훈 회장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강석훈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1년의 성과와 이목이 쏠리고 있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산은 이전 국회서 산은법 개정해야 하나
산은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강석훈 회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산은법이 개정돼야 한다”면서도 “산업은행에게는 ‘지방이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에 제출해야 할 법적 의무가 부여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본점 이전 과정에서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그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다만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을 구체적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부산 이전 논의는 산업은행 기능을 축소하자는 게 아니라 기존 역할에 지역성장과 동남권 경제 부흥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추가 역할을 위해 조직과 운영체계를 만들 예정”이라고 답했다.

부산 이전에 관한 산업은행 노동조합과 직원들, 그리고 일각에서 우려하는 문제점들도 질문으로 나왔다. 금융기관 집적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이 모여서 시너지가 나는 경우가 있으나 정부 정책 수행 목적도 주어진 숙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직원 이탈에 대해서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영향도 있겠지만,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임금 경쟁력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이탈이 커진 영향도 있다고 봤다. 대안으로 교육훈련 강화 및 전문성 강화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이전 추진 과정에서 노사 소통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같이 논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면서 “산업은행 회장으로 정부가 산은 부산 이전을 추진하므로 이전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어떻게 하면 재도약 기회로 삼을지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직원들은 부산 가지 말라고 약속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게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해당 발언을 두고 대화를 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며 “부산 이전의 타당성을 따져보는 TF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은 왜 안 받아들이는지”라고 반문했다.

또한 노동조합은 “지방 이전을 묻는 질문에 수출입은행장은 ‘노동조합과 뜻이 같다’고 답했고, 한국은행 담당자는 ‘중앙은행으로서 기능을 하기 위해 본점은 다른 금융기관들이 몰려 있는 서울에 둬야 한다’고 답했다”며 “이제 강석훈 회장이 다시 답해야 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은행 지방 이전 관련 컨설팅은 상반기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취임 1년, 산은 기업 구조조정에서 성과
산은 금융시장 안전판 역할, 혁신성장 지원도

이날 밝힌 주요 성과로 기업 구조조정을 꼽았다. 강석훈 회장은 “만년 부실에 허덕이던 쌍용차가 작년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아 법정관리를 끝내고 정상화 발판을 맞이했다”며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고 올해 흑자전환을 이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매각도 성과로 밝혔는데, “무엇보다 가장 성공적 구조조정은 2000년 대우그룹 해체 후 지난 23년 간 산업은행의 해묵은 숙제였던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신속하게 이뤄낸 것”이라 이야기했다.

또 “신속 매각 원칙을 세운 3개월 만에 한화그룹의 2조 원 신규투자 유치를 이끌었고, 한화오션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았다”며 “한화오션은 자본확충을 통해 부족자금 대응,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과감한 R&D 투자가 가능해져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항공사 통합, HMM 및 KDB생명 매각 등 주요 현안기업 처리에서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신속 매각 등의 4가지 원칙에 입각해 문제를 풀겠다”고 전했다.

강석훈 회장은 금융시장 안정자 역할, 혁신성장 분야 지원자 역할, UAE와의 투자협력 등도 성과로 밝혔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혼란상황에 대응했고, 혁신성장분야에 27조 4,000억 원을 공급했고 올해도 이어나갈 것”이며 “UAE측의 투자계획은 정리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강석훈 회장은 “국가 미래 성장 산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싱가폴의 테마섹(Temasek)처럼 국가 주도로 해외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며 “국회, 정부, 국민연금, 산업은행 등이 한국형 테마섹을 본격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