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돌봄전담사 “이미 업무 과중··· 돌봄 늘어나는 방학 두렵다”
초등돌봄전담사 “이미 업무 과중··· 돌봄 늘어나는 방학 두렵다”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07.05 17:56
  • 수정 2023.07.05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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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노조, 지난 6월 실시한 초등돌봄전담사 2,503명 대상 실태조사 결과 발표
“초등 돌봄교실 운영시간 늘리면서 돌봄전담사 근무환경 악화돼”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 가치인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 가치인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돌봄전담사들이 “방학 중에는 오전 돌봄 시간이 늘어나 근무시간도 그만큼 늘어난다”면서, “이미 학기 중 오후 돌봄만 수행해도 업무 부담이 과중한데, 방학 중 업무가 더 늘어날 것이 예상돼 두렵다. 교육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위원장 박미향, 이하 학교비정규직노조)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 가치인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현재 초등 돌봄교실은 교육부의 ‘2023 초등돌봄교실 운영 길라잡이’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길라잡이에 따르면 학기 중 돌봄교실은 주로 오후 돌봄(방과후~오후 7시, 수요가 있는 경우 오후 8시까지 확대), 저녁 돌봄(오후 7시부터 학부모 수요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오후 10시까지)이 운영된다. 방학 중에는 오전 돌봄이 추가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교육부는 “방학 중 운영시간에 대해 시작 및 종료시간은 학부모의 수요와 학교의 여건을 바탕으로 조정하고, 학생 안전과 관련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기 중 돌봄시간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지난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초등돌봄전담사 2,503명(시간제 1,051명, 전일제 1,452명)에게 실태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 90.6%가 최근 1~2년간 돌봄 및 행정업무가 크게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77%는 “방학 중 오전부터 돌봄교실에 입실한 아동을 돌보면서 행정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 가치인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 가치인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교육부는 지난해 3월부터 초등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7시까지 확대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초등돌봄전담사의 행정 업무 시간을 1~2시간 보장해 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따라서 학교비정규직노조는 교육부의 정책 변화와 이번 실태조사를 고려하면, 최근 1~2년간 돌봄교실 운영시간이 늘어난 것에 비해 초등돌봄전담사들이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시간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의 한림초등학교에서 초등돌봄전담사로 근무하는 이윤영 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 조합원은 “학습재료와 준비물 외 각종 비품 등을 확인해 각종 견적서와 납품서를 작성한다. 또 아이들 급·간식 제공을 위한 업체 공고 및 선정도 직접 하고, 수시로 변하는 간식 수량 확인과 검수도 수행한다”며 돌봄 외 행정업무가 과중하다고 호소했다.

조순아 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국장은 다수의 돌봄전담사들이 실태조사를 통해 돌봄과 행정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행정업무를 할 시간은 따로 확보되지 않아, 집으로 업무를 가져가는 등 무임금 초과노동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행정업무 시간 확보 등 초등돌봄전담사 근무환경 개선 조치가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소속 초등돌봄전담사들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오후 5시까지 정부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이 같은 요구를 담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 가치인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 가치인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