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이사 인선 중인 한국부동산원, 내부 반발 왜?
상임이사 인선 중인 한국부동산원, 내부 반발 왜?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07.14 18:45
  • 수정 2023.07.14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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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지부, “상임이사 후보자 1명 한국부동산원 비난 이력 있어 자격 미달··· 이해충돌 여지도 있어”
한국부동산원 전경 = 한국부동산원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6월 14일 한국부동산원은 상임이사 초빙 공고를 내고 선임 절차 중이다. 후보자가 추려진 가운데 한 후보자를 두고 한국부동산원 직원들의 반대가 심하다. 해당 후보자가 2019년 언론 인터뷰와 기고를 통해 한국부동산원을 깎아내려 이미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었고,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노조 한국부동산원지부(위원장 양홍석)는 13일 ‘김남성 상임이사 지원자에 대한 노동조합 입장’을 내고 김남성 상임이사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을 만나 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남성 후보자는 현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사다. 협회의 감정평가사사무소협의회 회장도 역임했는데, 당시 기사에 인용된 김남성 후보자의 발언과 인터뷰, 기고 등을 한국부동산원지부가 문제 삼은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지부는 “(후보자가 당시) 우리 원이 주택 공시가격 산정업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으며 감정평가사만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원이 수행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2019년 한 부동산포럼에서 김남성 후보자는 “한국감정원(현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공시가격 산정 업무에 투입되는 인원 500여 명 중 감정평가사 20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해당 업무를 할 자격이 없다”며 “법에서 자격을 부여받은 감정평가사만 공시가를 산정할 수 있는데 감정원의 비전문가들이 이 업무를 독점하는 것은 위헌”이라 이야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지부는 “우리 원이 국회와 정부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국부동산원법’ 및 ‘부동산가격공시법’에 근거해 수행하는 핵심 업무에 대해 위헌을 운운하는 것은 국회와 정부를 부정하는 것으로 중요 국정과제와 정부의 주요 정책을 지원하는 공공기관 상임이사로서 실격”이라 주장했다.

양홍석 위원장은 “공공기관의 핵심 기능과 역할을 부정하고 모욕한 발언을 한 사람을 받을 수 없다”며 “현재 직원들이 그런 발언을 했던 사람이 후보자에 있다는 것을 깜짝 놀라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했다. 양홍석 위원장은 “감정평가사를 감독하는 기능을 우리 원이 수행한다. 예를 들어 이번 전세 사기에 연루된 감정평가사들이 있다. 가격을 부풀려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런 것을 조사하고 잘못을 징계하는 역할에서 이해충돌 여지도 있다”면서 “감정평가 법인에 용역을 주기도 하는데 거기서도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부동산원지부는 김남성 후보자의 도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감정평가사협회 커뮤니티에서 과거 검정평가사사무소협의회장 당시 공금횡령, 최근 평가수수료 1억 원 특혜에 대한 제보가 있었다”며 “2016년 의정부시장 예비후보 당시에는 공직선거법위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인사가 후보 인선을 통과해 상임이사로 오게 된다면 조직 내부의 갈등만 증폭되고, 한국부동산원이라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지부의 우려다.

한편 관련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김남성 후보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양홍석 위원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자격 미달과 부도덕함에 대해 노동계를 통해 알리고, 국회에도 알릴 것”이라며 “만약 임명이 된다면 강도 높은 시위와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