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영자가 있어야 좋은 일터, 좋은 직원이 있다
좋은 경영자가 있어야 좋은 일터, 좋은 직원이 있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08.18 20:49
  • 수정 2023.08.18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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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기계분석연구원’, ‘롯데자이언츠’ 사례로 본 일터혁신과 노동자 참여
노사발전재단-한국공인노무사회, 제7차 일터혁신 사례공유 포럼 개최
17일 노사발전재단-한국공인노무사회가 제7차 일터혁신 사례공유 포럼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일터혁신에 대한 정의는 참 다양하다. 기술 혁신, 조직 혁신, 생산성 높이기 등 주목하는 지점이 다르다. 다만 공통점은 노동자의 참여가 일터혁신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터혁신에 어떻게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킬까가 중요하다.

적극적인 참여에 무엇이 주요하게 작용할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경영자의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노사발전재단과 한국공인노무사회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2023년 제7차 일터혁신 사례공유 포럼’을 열었다. 포럼 주제는 노동자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일터혁신 성공 사례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환경기계분석연구원’, ‘롯데자이언츠’의 사례가 공유됐다.

이날 사례 발표에 앞서 최우재 청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일터혁신에서 노동자 참여 의미와 참여 확대를 위한 향후 과제에 대해 기조 강연을 했다.

우선 최우재 교수는 인간에 대한 관점에 따라 기업의 경영방식이 다르다는 이론 ‘X이론, Y이론’을 설명했다. X이론은 인간은 일하기 싫어하고 책임지기 싫어하며 경제적 요인이 있어야 움직이는 존재라는 관점으로, 해당 관점에서 기업 경영은 권위주위, 통제, 인간은 대체 가능한 재화라는 키워드로 이뤄진다.

반대로 Y이론은 인간은 일에 흥미가 있고, 책임지는 모습이 있고, 일정한 환경에서 자기실현을 위해 스스로 일한다고 본다. 그래서 기업 경영은 권한의 적절한 분배, 구성원의 자기 통제, 인간은 대체 불가능한 특유 자본, 교육훈련과 경력개발은 투자라는 키워드로 이뤄진다.

아울러 최우재 교수는 “일터에서 노동자는 복합적 존재”라며 “생계 유지를 하는 존재,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터전으로 일터를 대하는 존재,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존재 등 입체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도구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노동자들이 일터혁신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요소로 경영자들이 직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CEO들은 자신의 성공 방식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시대 변화에 따라 비합리적인 부분도 관행적으로 행하는 경영을 하기도 하는데,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일터혁신 참여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봤다.

즉 일터에서 복합적인 존재로 노동자들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이에 따른 요구와 욕구가 변화하는데 이를 경영자들이 슬기롭게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환경기계분석연구원, “설거지 하던 직원이 연구원으로”
직원들에 대한 대표자의 믿음이 중요하다

한국환경기계분석연구원은 경남 창원에 소재한 환경측정분석, 물질성분 검사 및 분석업을 하는 회사다. 2014년 설립됐다. 현재 7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선박의 대기환경 물질 배출 관련한 장비를 만들었으나, 2014년경 시작된 조선업 불황으로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고 직원들 수도 급감했었다. 이날 사례 발표를 한 박성진 대표는 “2019년 사업 전환을 잘해 다시 사세를 확장하고 고용 규모를 늘렸지만, 한편으론 직원들에 대한 관리도 고민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일터혁신 컨설팅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박성진 대표는 일터혁신 과정에서 자신이 기업과 직원들을 대하는 관점과 방식에 대한 고민을 녹였다. 박성진 대표는 “X이론의 관점을 가진 대표자가 변하면 일터혁신이 어떤 효과를 낼까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우리 기업일 것”이라 설명했다.

한국환경기계분석연구원은 OKR, 아래로부터 위로 수립되는 OKR 방식을 토대로 일터혁신을 추진했다.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흐름은 Y이론의 관점으로 시선의 전환을 해보자는 박성진 대표의 결정도 크게 작용했다. 2030이 많은 회사이기도 했는데, 해당 전략은 유효했다.

박성진 대표는 Y이론의 관점에서 직원들을 봤을 때 실질적인 변화의 경험도 했다. 회사에서 식당 설거지 업무를 맡았던 직원이 연구원이 됐다. 원래는 미용사였는데, 평소 전문지식 직업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회사에서 연구원들이 흰 가운을 입고 일하는 모습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연구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 일에 대한 고민도 해보고 시료 채취도 한 번 해봤다. 그만큼 그 직무를 하고 싶었고, 그것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연구원 채용 공고가 떴고, 주변 동료들이 지원해보길 추천했다. 박성진 대표에게도 그 소식이 들어왔다. 연구원인 만큼 전문 자격증이 필요했다. 필요한 자격증들을 6개월 만에 땄다. 그리고 연구원이 돼 성과를 만들고 있다. 박성진 대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창의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런 일이 가능했고, 한편으론 아래에서 올라온 동료들의 평판에 대해 믿음을 가져본 결과이기도 하다.

롯데자이언츠, 노동시간 문제 해결은?
각 부서마다 다른 상황에 맞춰 다른 시간 운영을

1982년 설립된 롯데자이언츠는 잘 알다시피 부산에 있다. 이곳이 일터혁신 컨설팅을 받은 이유는 장시간 노동 발생 때문이다. 스포츠 구단의 특성상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들쑥날쑥했고, 원정경기인지 홈경기인지에 따라 노동시간이 달랐다.

이 때문에 장시간 노동 이슈가 발생할 여지가 있었다. 법령 미준수라는 리스크 가능성을 해결해야 했고, 장시간 노동이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장시간 노동 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잡은 키워드는 부서별로 상이한 노동 시간이다. 경영지원팀, 경기를 운영하는 운영팀. 언론홍보팀 모두 노동 시간이 천차만별이었다. 운영팀은 원정 경기의 경우 그 전날 이동해야 했다. 언론홍보팀은 경기가 끝나도 대언론 업무 때문에 시간이 길어졌다.

이러한 각 팀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아래로부터 인터뷰를 했다. 팀별 직원들의 고충을 종합해 문제 해결 방향을 설정했다. 팀별로 각각 다른 근무 시간 운영제도를 활용하며 이에 대한 직원들의 합의를 만들어 갔다. 여러 가지 근무 시간 운영제도를 안으로 만들어 놓고 선택은 노사가 참여해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