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문화재단 사서노동자, 구청장 면담 요구 중 연행
양천문화재단 사서노동자, 구청장 면담 요구 중 연행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09.13 18:15
  • 수정 2023.09.13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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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건 개선 요구하며 구청 안에서 결의대회 열어
퇴거불응·건조물 침입·집시법 위반 혐의로 10명 연행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양천문화재단분회(이하 분회) 노동자들이 13일 오후 2시 양천구청 로비에서 양천구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임단투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양천문화재단분회

양천구 도서관 사서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양천구청과 면담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10명의 노동자가 퇴거불응,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연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양천문화재단분회(이하 분회)는 13일 오후 2시 양천구청에서 양천구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임단투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양천문화재단은 양천구가 출연한 기관으로 도서관, 문화회관, 생활문화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양천구 사서노동자들은 “우리는 호봉이 인정되지 않는다. 연봉제로 임금을 받는다. 아무리 오래 일하고 경력이 쌓여도 언제나 신입 초봉과 비슷하다. 단순히 임금이 낮은 것이 아니라 임금 상승률마저 낮다. 이에 따라 인력이 많이 퇴직해 인력난까지 겪고 있다”며 “장기근속수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회는 “양천문화재단 관계자들은 구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핑계만 대며 우리 요구를 듣지 않는다”며 “그래서 구청에 문의하면 ‘구청은 재단의 노사관계에 개입할 수 없다’고만 말한다”고 했다.

또 “양천문화재단은 서울시 조례에 근거해 설립됐고, 양천구 출연금으로 조성됐다. 매해 사업계획서와 예산서를 구청장에게 승인받아야 한다. 재단 이사장도 구청장이 임명한다”며 “구청이 실질적인 사용자라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대회에선 노동자들이 연행되는 일도 발생했다. 분회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양천구청 안(로비)과 밖(입구 부근)에서 동시에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분회는 “양천경찰서 정보과가 주선해 양천구청 측과 1층에서 실무협의를 하기로 하고 구청 안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양천경찰서 경비과가 일방적으로 일행을 가로막은 후 10명을 기습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양천경찰서 정보과는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상황이 종료되고 대원들이 복귀한 후에야 정확한 정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