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별칭은 지니, 청년 조합원의 고민을 풀어가 보자”
“제 별칭은 지니, 청년 조합원의 고민을 풀어가 보자”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09.15 14:25
  • 수정 2023.09.15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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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청년의 목소리를 담다, 올해 7월 청년정책자문회의 출범
최진리 의장, “청년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는 무대”

“노동조합 간부는 ‘깐부’라고 생각한다”, 최진리 금융노조 청년정책자문회의 의장이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때문에 유명해진 말, 깐부. 친한 친구, 동반자를 뜻하는 은어다. 조합원들 옆에서 함께 오래 편하게 있어주는 게 노동조합 간부라는 게 최진리 의장의 생각이다. 올해 8월부터 의장직을 맡은 청년정책자문회의에서도 깐부로 활약하겠다는 생각이다. 최진리 의장을 만나 청년정책자문회의의 역할과 앞으로 활동 계획을 물어봤다.

최진리 금융노조 청년정책자문회의 의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 소개를 먼저 부탁한다.

2012년 9월에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올해 1월부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은행지부 조직팀에서 일하고 있고, 8월부터 금융노조 청년정책자문회의 의장을 맡게 됐다.

- 올해부터 본격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한 건가?

그렇다. 입행 후 분회장 활동은 했지만, 노동조합 상임간부 활동은 올해부터 시작했다. 10여 년 동안 은행 영업점 일을 하다 노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일을 하다 보니 새 회사에서 일하는 느낌이다.(웃음)

- 금융노조 청년정책자문회의가 7월에 출범했다. 어떤 곳인가?

금융권에 젊은 조합원들은 많아졌지만 노동조합을 친숙하게 생각하는 청년들은 적다. 어떻게 하면 이들과 세대를 허물고 함께 소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젊은 인재들이 금융산업을 이끌어 갈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청년 조합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등의 고민을 풀어가고자 만들어진 금융노조 첫 번째 청년 중심 회의체다. 청년 조합원들에게는 젊은 사람들이 노동조합 내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걸 알리고, 젊음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는 회의체가 되려고 한다.

- 청년정책자문회의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15개 지부에서 26명의 청년 조합원들이 모여 금융노조 청년정책자문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의장은 제가 맡고, 부의장은 김승환 경남은행지부 부위원장이 맡았다. 이어진 금융노조 금융정책본부 차장이 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회의는 전체 월례회의와 의장단 수시회의로 진행된다. 내년 7월까지가 본 활동 기간인데, 회의체를 위원회로 격상시킬지 여부에 따라 활동 기간에 변경이 있을 수도 있다.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청년정책자문회의의 원활한 소통과 청년 조합원들의 흥미로운 접근을 위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을 바꾸기로 했다.

- 어떻게 부르기로 했나?

각자가 불리고 싶은 별칭을 정하기로했다. 청년정책자문회의가 청년들이 모였다지만 85년생부터 96년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재미있게 활동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보면 된다.

- 의장은 별칭 정했나?

‘지니’다.

- 왜 ‘지니’인가?

이름이 최진리인데 진리와 발음도 비슷하고, 램프요정 지니처럼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 준비 모임과 첫 회의 등이 몇 차례 진행됐다.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나?

시작하는 단계라 구체적인 의제를 갈무리하기보단 청년 조합원들과 만날 수 있는 횟수를 늘리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청년 간담회, 정책 콘테스트 등을 통해 청년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제를 발굴할 생각이다. 또 봉사활동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도 있다. 다른 노동조합, 시민사회 청년 조직과의 만남도 기획 중이다. 같은 청년 세대인 예비 취업자, 대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금융산업에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부분도 고민해보려 한다.

- 기억에 남았던 다른 이야기도 있나?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산업은행에 입사했지만, 부산 이전으로 다시 새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노동조합에서 공모를 통해 간부·명을 선발했다는 KB국민은행지부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방식이 신선하기도 했고, 현장과 소통하겠다는 느낌이어서 흥미로웠다. 청년정책자문회의에 참여하는 KB국민은행지부 간부가 그렇게 선발된 장본인이다.

- 청년 간부의 시각으로 기존 노동조합 활동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 부분은 무엇인지?

집회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과 청년들의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젊은 조합원들이 늘어난 만큼 이들도 집회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하는데, 현장은 그렇지 않다. 결국 이런 모습들이 청년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활동 참여에 제한을 주고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또 노동조합이 나와 맞닿아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개선시킨다는 인식이 청년 조합들에게 부족하다. 급여를 비롯한 전반적인 노동 조건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노동조합이 하고 있음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일터 안에서 청년 조합원들의 고민은 무엇인가?

대면 서비스라는 특성과 영업 실적관리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돼 정신 건강관리가 큰 이슈다. 영업점 축소와 디지털 전환으로 향후 금융산업 전망과 금융인으로 비전에 대한 고민도 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앞으로 청년 조합원들과의 소통 창구 다양화 등을 깊이 고민해볼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노조에 청년들은 위한 회의체가 처음 생긴 만큼 의미 있는 활동들로 채워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