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당면과제는 임금삭감 유혹 견디는 것”
“노조 당면과제는 임금삭감 유혹 견디는 것”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02.2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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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교수, 임금하락 아닌 고용안정 기조에서 경제위기 극복해야
ⓒ 한국노총
현 경제 위기는 구조조정을 통한 실업자 발생과 임금인하를 통한 비용절감을 통해 극복하는 저진로(Low Road) 전략이 아닌 고진로(High Road)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원장 노진귀)이 주최한 ‘현 경제위기 대응방안에 대한 세미나’에서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이명박 정부는 부자와 기업에 대한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향식 경제학(Top-Down economics)에 기초하고 있다”며 “미국의 부시 정부가 지향한 하향식 경제학 논리는 결국 파국적 금융위기와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하향식 경제학이 아니라 ‘상향식 경제학(Bottom-up economics)를 지향해야 한다며 “노동자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한편에서는 임금이 높아져 내수시장이 확대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경쟁력이 향상되어 기업 이윤이 증가함으로서 투자가 확대돼 경제성장이 촉진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훈련투자를 강화하여 그들의 고용가능성을 높여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독일 프리드리히 애버트 재단 초청으로 방한해 ‘위기에 처한 독일 경제의 현 상황과 독일 노조의 입장’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세바스티안 둘린 베를린 기술경제대학 교수는 “독일이 다른 EU국가들 보다 더 타격을 받는 이유가 경기침체 위험성에 빠진 상황을 정부가 장기간 부인하며 소득세 감면 등 경기부양책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며 “독일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임금 억제 조치로 인해 2001년 이후부터 근본적인 소비둔화가 나타나 국내경제의 성장 엔진 부족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둘린 교수는 “낮은 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를 수출지향적 성장으로 대체하려고 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인 소비의 증가를 통한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해 경제 위기에서 노동조합의 당면과제는 “임금삭감의 유혹을 견디는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