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아우성
소리 없는 아우성
  • 봉재석 기자
  • 승인 2009.02.2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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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1년에 부쳐

봉재석 jsbong@laborplus.co.kr

지난 25일 'MB 정부'가 들어선지 1주년을 맞았습니다. 이것을 기념해 사회 곳곳에서는 'MB정부 1년'을 평가하는 크고 작은 목소리들로 일렁였습니다. 온갖 단체와 언론에서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부의 지난 1년을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모두의 예상대로 뻔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들 어렵답니다. 못살겠답니다.

심지어 보수 언론에서 조차 부정적인 평가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역시 이것은 숨길 수 없었나 봅니다. 지난 1년간 정부와 여당의 공약 중 성실히 이행된 것이 있다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주겠다던 그들의 다짐입니다. 정말 모든 상황을 완벽히 10년 전으로 되돌려놨습니다. 대단합니다.

그리고 같은 날, 한나라당에서도 1주년을 기념하여 골칫거리였던 미디어관련 법안을 드디어 기습 상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의 활동은 파행으로 치달으며, 정치권은 다시 긴장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잠시 며칠 전 고인이 되신 김수환 추기경님을 생각해봅니다. 그 분의 빈소에는 하루 10만 여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애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수히 많은 취재진들도 예의를 갖춘 채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습니다. 이를 봐도 그 분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존경받는지, 훌륭한 삶을 사셨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끝은 더 훌륭했습니다. 고 김 추기경님의 장기 기증으로 인해 일반인의 장기 기증이 이전보다 3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선한 행동이 다른 사람들까지도 선하게 변화시켰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있던 지난 20일 명동성당 앞에는 그의 마지막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날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종교의 여부를 불문하고 따뜻한 '한 사람'을 보내는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으로  애도의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지켰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다시 하던 얘기로 돌아와서...
'용산 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사 직후, 검찰의 현장 조사 결과 브리핑과 농성 철거민 구속 한 것 외에는 남은 유가족과 철거민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진행도 이뤄진 것 없이 다른 일들에 묻혀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언론플레이를 선보인 활약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유가족들과 관련자들은 더욱 더 분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MB OUT'을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촛불은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 또는 그들에게 우리는 ‘소리 없는 아우성’인가 봅니다. 그저 허공에 펄럭이는 깃발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나 봅니다. 아무리 외쳐도, 아무리 울부짖어도 들리지 않나 봅니다.

이제 1년이 지났습니다. 아니 아직 4년이나 더 남았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MB'님과 정부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차치하고,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랍니다. 경제가 활짝 펴서 서로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흘러나오는 것도 반드시 이뤄져야하지만 그보다 먼저 정직한 모습으로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아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협력자가 되길 바랍니다. 한 평생 살아가면서 고 김수환 추기경님만큼은 아니어도 우리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미흡할지라도 선한 영향을 미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요?

마무리는 이렇게 훈훈하게...

봉재석의 포토로그  못 다한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