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 8년 기다린 고양목암지역주택조합 “공사 서둘러라”
아파트 입주 8년 기다린 고양목암지역주택조합 “공사 서둘러라”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12.07 18:39
  • 수정 2023.12.07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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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건설산업, 2019년 입주로 지역주택조합원 모집
지역주택조합, “8년째 착공도 못 해···추가분담금까지 요구”
고양목암지역주택조합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신안건설산업 본사 앞에서 ‘신안건설산업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참여와혁신 김광수 기자 kskim@laborplus.co.kr 

2019년 12월 입주를 약속하며 2016년부터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을 모집한 ‘고양 목암지구 신안실크밸리’ 개발사업이 8년째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이 조합원을 모집한 시공예정사인 신안건설산업에 사업 진행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고양목암지역주택조합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신안건설산업 본사 앞에서 ‘신안건설산업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 참여한 50여 명의 고양목암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은 신안건설산업에 “조합원들에게 '고양 목암지구 신안실크밸리' 사업의 진행 과정을 상세히 알리고, 빨리 공사에 착수하라”고 말했다.

2016년 8월 신안건설산업은 2019년 12월부터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에 신축될 '고양 목암지구 신안실크밸리'에 입주가 가능하다고 홍보하며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모집을 시작했다. 지역주택조합 제도는 일정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들이 모여 주택 마련을 위한 조합을 구성하고, 조합이 사업 주체로서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비를 부담해 주택을 건설·공급하는 제도다.

지역주택조합 제도는 조합이 시행사 역할 일부를 대행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일반적인 분양보다 싼 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조합이 토지소유권 95%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착공 조건으로 인해 중간에 사업이 중단될 위험성이 큰 사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안건설산업은 2016년 조합원 모집 전단을 통해 “신안건설산업이 이미 해당 부지를 100% 보유하고 있어 사업 진행의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조합원들은 추가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최명철 고양목암지역주택조합 조합장은 “시공예정사인 신안건설산업은 마치 늦어도 2019년이면 입주가 가능할 것처럼 이야기하며 1,723명의 조합원에게 총 900억 원을 받았다. 하지만 2019년에 입주가 가능하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8년 째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며 “신안건설산업은 여러 핑계를 대며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지만 조합원들에겐 진행 상황에 대해 알려주지조차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조합원을 모집할 당시엔 추가분담금이 필요 없다는 보증서까지 써줬지만, 지금은 공사비 상승 등을 이유로 추가분담금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안건설산업은 “고양시의 사업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부지는 고양시에 2015년 주택건설사업에 대한 승인을 받았었던 부지였다. 그래서 조합원을 모집하며 2019년 입주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지역주택조합 설립 후 사업의 시행 주체를 건설사에서 지역주택조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고양시가 애초 승인했던 주택건설사업을 불승인했다. 이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이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역구가 고양시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결의대회에 참석해 “허위·과장광고를 하는 시행사의 부도덕함과 시민들을 고려하지 않는 고양시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인해 중간에서 무고한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시행예정사와 시에 대한) 중재에 나서 조합원들이 더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양목암지역주택조합은 고양시청 앞, 신안건설산업 본사 앞 등에서 공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매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