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노동조합과 함께 하는 금융노조
세계 각국 노동조합과 함께 하는 금융노조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3.12.13 17:51
  • 수정 2023.12.13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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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서 한국 금융산업 현황과 산은 이전 저지 투쟁 알려
금융노조-바시센, ‘디지털 전환과 노동’ 고민 나눠

금융노조가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세계 각국의 금융권 노동조합과 연대 및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10월 26~27일에는 도쿄에서 열린 제10회 UNI APRO* 동아시아 포럼에 참석했다. 이번 포럼의 슬로건은 ‘동아시아의 공정한 분배와 노동환경 변화를 위해 함께 일어나자’였다.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는 튀르키예은행보험노조(BASISEN, 이하 바시센)가 한국을 찾아 금융노조와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UNI APRO : 국제사무직IT서비스노조연합 아시아 태평양 지역본부

10월 26~27일 도쿄에서 열린 제10회 UNI APRO 동아시아 포럼에서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 금융노조

각국 정부의 반노동 정책,
세계 노동조합이 손잡고 맞서자

제10회 UNI APRO 동아시아 포럼에서는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화와 핀테크 △고용불안 등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또 각국 정부의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단체교섭권을 보호하고 노동권을 지키는 투쟁 방안에 대한 고민도 나눴다.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반노동 정책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금융노조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공노동자 단체교섭권 확보를 위한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에 돌입했고, 양대노총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를 출범해 한국의 20만 금융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럼에서는 노동시간 단축 의제와 산업은행 지방 이전 저지 투쟁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김명수 금융노조 조직쟁의본부 부위원장은 한국 전 산업 중 최초로 주5일제를 실현시킨 금융노조의 지난 역사를 설명하며, 주4.5일 근무제와 그에 맞춘 영업시간 운영방안 등 금융노조의 최근 노동시간 단축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정청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수석부위원장은 “산업은행 본점 이전이 국내 경제 및 금융산업에 미칠 영향, 관련 법 개정 논의, 직원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 윤석열 정권이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번 포럼에 참여한 각국 노동조합은 산업은행 이전 반대 연대 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10월 30일 금융노조와 바시센이 국제 교류 행사를 진행했다. ⓒ 금융노조

‘한국-튀르키예’ 금융노동자들,
디지털화와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고민 나눠

2008년부터 금융노조와 국제교류를 이어오던 바시센이 10월 31일 한국노총 금융노조를 찾았다. 서울 중구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만난 두 노조는 간담회를 통해 각국 노동 현안을 공유하고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방식을 논의했다.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었다.

바시센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를 통과하며 튀르키예의 금융산업에서는 재택근무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한 달 기준 ‘1주 출근-3주 재택’ 또는 ‘주 2회 출근-주 3일 재택’ 형태의 근무 형식이 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재택근무자의 업무능력은 디지털 관리감독을 통해 계량화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금융노조는 한국의 금융산업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튀르키예에 비해 재택근무는 확산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사용자들이 재택근무를 통한 비용절감보다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 노동강도가 높은 점이 이익이라 판단해 오히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바시센은 노사 협상을 통해 재택근무자에 대한 지원을 강구 중이라고도 밝혔다. 난방비는 물론 책상과 의자 등 쾌적한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금융노조 역시 지난해 산별 단체협약 교섭을 통해 재택근무 시 노동조건이 저하되지 않도록 노사가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바시센은 다양한 외국 자본이 튀르키예 은행업과 보험업에 유입돼 자본 투자 계약 시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이에 박홍배 위원장은 “노동조합 조직을 방해하는 외국 자본을 생각한다면 국제적으로 금융노조들 간의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