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충주병원 총파업 3일째···‘단협 해지 철회·병원 정상화’ 요구
건대충주병원 총파업 3일째···‘단협 해지 철회·병원 정상화’ 요구
  • 김온새봄 기자
  • 승인 2023.12.15 18:10
  • 수정 2023.12.15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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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경 서울시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산별 집중 투쟁’ 집회의 참가자들이 건국대학교 행정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osbkim@laborplus.co.kr

건국대학교충주병원(이하 건대충주병원) 노동자들이 건국대학교 법인에 단체협약 해지를 철회하고 노조와 대화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은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산별 집중 투쟁’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모인 4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노동자들은 △사측의 단체협약 해지 통보 철회 △건대충주병원 정상화 △파업사태 해결을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이하 법인)에 요구했다.

이날은 보건의료노조 건국대학교충주병원지부(위원장 양승준, 이하 지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3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 7월 13일 건대충주병원은 “경영권을 침해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며 지부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고, 이에 지부는 해지 통보를 철회하라며 법인 이사장과 병원에 지속적인 면담과 교섭을 요구해 왔다.

양승준 지부 지부장은 “지부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차례 교섭과 대화를 요구했지만 건대충주병원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지난달 29일과 지난 4일, 12일 3차례에 걸쳐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회의가 열렸다. 신종현 지부 사무장은 “병원장은 4일에는 무통보로, 12일에는 ‘일정상의 이유’라고만 밝히고 조정회의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지부는 지난 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양승준 지부장은 “중환자실·응급실 등 필수유지업무 담당을 제외한 조합원 2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집회의 참석자들은 건대충주병원이 오랫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됐다고도 지적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조성훈 지부 사무장 당선자는 “건대충주병원의 임상병리사들은 저녁과 밤 근무를 동시에 하고, 24시간 당직까지 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또 “간호사들은 진료과에 따른 구분 없이 담당 환자를 배정받으며 전문성을 훼손당했다. 직원식당의 조리노동자들은 월 4일밖에 쉬지 못한 채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진다”고 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건대충주병원은 현재 병상의 수가 150개 정도로 전국 사립대학병원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시설도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샐 정도로 노후했다”며 “노동자들은 5년간 동결한 임금마저 체불당하기도 했지만, 법인은 그간 건국대학교 서울병원에만 투자를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건대충주병원은 입장문을 내고 “지방 의료 현실이 열악해짐에 따라 매년 5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법인에서도 그간 약 5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했다”며 “본래 500병상이 넘는 규모였던 건대충주병원이 현재의 규모로 축소된 것도 지방 의료 악화로 인한 경영난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건대충주병원 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단체협약 해지 철회와 법인의 건대충주병원 투자는 경영의 영역이기에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승준 지부장은 “(단체협약) 해지 통보로부터 6개월이 되는 내년 1월 15일이면 단체협약이 효력을 잃게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오는 16일 오전 7시부터 현장으로 복귀해 사측과 대화와 교섭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부는 “현장 복귀 후 2주간 대화와 교섭을 통해 사태 해결을 시도하겠지만, 만일 교섭이 무산된다면 내년 1월부터 다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