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인물] 님의 귀천(歸天)
[이달의 인물] 님의 귀천(歸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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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0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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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한 故 김수환 추기경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이 세상 소풍을 끝낸 그는 그렇게 하늘로 돌아갔다. 젊은 시절, 그리고 말년의 행보에 대한 이런저런 잡음들이 있긴 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중에 그만큼 행동하고 실천하는 삶을 산 이는 많지 않다. 성철 스님의 열반 이후 종교인의 부고에 그렇게 많은 관심이 쏠린 연유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묘비명을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라고 새겨달라고 했다. 묘비에는 이 말 외에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도 새겨졌다. 수십만의 인파가 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던 것은 바로 우리 시대에 ‘모든 이를 위하여’ 살아가는 ‘어른’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거목은 ‘아쉬울 것 없이’ 귀천했지만, 이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우리로서는 아쉬움이 진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