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오리온, 제품보다 노조 파괴에 정성 쏟아”
화섬식품노조 “오리온, 제품보다 노조 파괴에 정성 쏟아”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4.01.05 18:13
  • 수정 2024.01.05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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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 사측 고소·고발 예고
오리온 “조합 활동 개입 안 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와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5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오리온 부당노동행위 고소 및 신속한 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초코파이, 포카칩, 고래밥 등 제과 대기업 오리온이 노동조합 파괴 등 부당노동행위를 계속한단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지회장 임기홍)는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5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오리온이 전국 영업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임원급이 직접 나서 타 노조 가입을 지시·독려·점검하는 것도 모자라 조합비는 상금으로 되돌려 줄 것이라는 악질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며 “오리온의 반노동자적 사고관을 폭로하고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지회는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오리온지회 탈퇴를 독려했으며, 오리온지회에 가입하면 낮은 수당을 받는 직군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함대식 오리온지회 사무장은 “관리자들이 지위를 악용해 타 노조 가입 안내, 방법을 제시하고 나아가 본사 특정인이 조합원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며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관을 신속히 파악해 조사하고 상응하는 처벌을 반드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리온지회에 가입된 조합원들은 영업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공장에서 오리온 제품이 생산되면 물류 노동자들이 영업소 거점으로 제품을 옮기고 영업 부문 노동자들은 제품을 마트에 납품하는 역할 등을 한다. 영업 부문은 △ps(주문) △oms(도매) △sdts(큰 규모 매장 관리) △dts(매장 관리) △sb(배송) 등으로 나뉘는데, 이에 따른 수당 격차가 심한 편이라는 게 지회의 설명이다.

오리온의 오리온지회 탈퇴 독려 등은 2015년 오리온지회 설립 때부터 지속됐으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을 앞둔 지난해 9월부터 다시 본격화됐다고 오리온지회는 주장했다. 지회는 “2018년 6월 부당노동행위로 영업소장과 오리온이 각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조합원이 4명까지 줄어든 적도 있었으나 민주노조 사수의 희망과 의지를 놓지 않았다”며 “지회의 조직 확대에 예의주시하고 있던 오리온은 창구단일화 절차를 앞둔 지난해 9월부터 지배·개입을 통해 타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조직적 부당노동행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임기홍 오리온지회 지회장도 “오리온지회에 가입하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말을 현장 관리자가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며 “오리온은 이제라도 보여주기식 윤리 경영을 벗어던지고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또 관련 기관의 신속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간곡히 요청하고, 지회는 오리온에서 노동조합의 권리가 바로 설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섬식품노조와 오리온지회는 고용노동부에 오리온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히며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오리온은 ‘정’이라는 메이커로 초코파이를 파는 회사인데, 제품보다 노조 파괴에 더 정성을 쏟는 것 같다”며 “정이 떨어지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확보한 자료가 많고,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이런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발언했다.

반면 오리온 본사는 “오리온은 조합 활동과 관련해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