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시설관리단 교섭 결렬···민주우체국본부 “투쟁 계속”
우체국시설관리단 교섭 결렬···민주우체국본부 “투쟁 계속”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4.01.17 20:57
  • 수정 2024.01.1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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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우체국본부, 가족수당 지급 및 유급 병가 제도 개선 등 요구
“17일부터 각 지역 우체국 앞 1인 시위 등 계획·시행”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체국시설노동자 처우개선 및 임단협 결렬 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 민주우체국본부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체국시설노동자 처우개선 및 임단협 결렬 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 민주우체국본부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위원장 고광완)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체국시설관리단과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민주우체국본부는 교섭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1인 시위, 집회 등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우정사업본부 산하 부동산 관리·운영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민주우체국본부 산하 우체국시설본부는 우체국시설관리단 소속 금융경비원, 청사 경비원, 미화원, 기술직 등 무기계약직으로 구성돼 있다. 우체국시설본부는 교섭대표노조로 사측과 지난해 2월부터 임금·단체협약에 관한 실무교섭 12차례, 본교섭 1차례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 2차 노동쟁의 조정도 결렬됐다. 

이들의 교섭 요구안에는 ▲(무기계약직에게) 미지급되고 있는 가족수당, 명절보로금(명절상여금) 등 지급 ▲장기근속수당 및 병가 관련 제도 개선 등이 있다. 장기근속수당의 경우 20년 이상 근속 시 최대 12만 원을 받는 현행 제도에서 15년 이상 근속 시 최대 15만 원을 받는 제도로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병가 일수는 연 12일에서 20일로 늘리고 병가기간 급여는 최대 3개월간 기본급의 20%를 지급하는 현행 제도에서 기본급의 60%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우체국시설본부는 우체국시설관리단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해 일부 요구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임병택 우체국시설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이미 가족수당은 본사 직원(정규직)들이 받고 있다. 배우자가 있으면 4만 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요구 수준을 2만 원으로 양보했지만 합의는 안 됐다”고 말했다.

또 “현재 본사 직원은 행정직이고 우리(무기계약직) 현장직으로 일하다 다칠 확률이 더 높다. 건강검진도 행정직은 2년에 한 번 받지만 현장직은 1년에 한 번 받고 있다. 그러나 병가 제도가 현장직에 더 불리하게 돼 있다”며 “아파도 참고 일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병가 제도 개선도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임병택 우체국시설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조정 결렬 이후 같은 사업장에 있는 일부 노조와 쟁의행위를 도모하고자 했지만 합의하지 못해 무산됐다”고 했다. 이어 “이제 투쟁을 해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자는 취지에서 17일부터 각 지역 우체국 앞에서 1인 시위를 산발적으로 했다. 이후엔 투쟁 수위도 점차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광완 민주우체국본부 위원장은 “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자들이 높아진 물가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지금 요구하는 각종 수당 및 처우의 현실화는 너무 작은 요구”라며 “이를 외면한다면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경고하며 민주우체국본부 또한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지난 16일 민주우체국본부는 임단협 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공문을 우체국시설관리단에 보냈고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 기간이 지난해 12월 31일로 만료됐다. 판단컨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서 교섭할 수 있는 노조가 먼저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노조의 요구를 다 수용하기에는 금전적인 한계가 있다”며 “매년 교섭을 통해 수당 등을 확대하는 데 있어 비용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17일 민주우체국본부가 일부 지역의 우체국 앞에서 1인 시위 등을 진행했다. ⓒ 민주우체국본부 우체국시설본부
17일 민주우체국본부가 일부 지역의 우체국 앞에서 1인 시위 등을 진행했다. ⓒ 민주우체국본부